[2023년 5월4주] 잉크닷 픽(pick) :: 기관 채널의 정체성과 장관의 PI에 대해서...

잉크닷 픽(pick)은 주간 단위 중앙행정기관의 유튜브 영상 콘텐츠를 분석하며 잉크닷 에디터가 눈여겨 본 콘텐츠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새로운 유형, 시도 또는 다른 영상과 차별된 부분이 보이는 영상을 선택하며 그 이유와 성과를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중앙행정기관은 각 기관의 성격과 역할에 맞는 정책을 만들고 실행하는 조직이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는 그렇습니다.) 기관 홈페이지에는 이들 기관의 정체성을 알리는 소개글과 실행하고 있는 정책에 대한 정보들로 가득하죠. 하지만 홈페이지가 아니라 소셜미디어에서는 기관의 정체성을 어떻게 알려야 할까요? 각 소셜채널마다 성격이 다르고 이용자가 다르기 때문에, 메인 이용자의 성향에 맞춰 콘텐츠를 고민해야 하는 것이 정답일 것입니다. 저 또한 제안이나 실행을 할 때에 이를 기반으로 콘텐츠를 구성하고 있습니다.

blog.hootsuite.com/youtube-stats-marketers/

최근 이용자를 가장 많이 확보하고 있는 유튜브를 예로 들면, 유튜브 이용자들의 성향에 맞춰 하이퍼리얼리즘을 반영해야 하기도 하고, 기관의 직원이 직접 출연하여 가감없이 정보를 전달하는 방식 또는 숏폼 트렌드도 반영을 해야 할 것입니다. 사실 고려해야 할 부분이 너무나 많은 반면, 애써 만든 콘텐츠는 금새 세잊혀지기 때문에 콘텐츠를 만들고 나서 힘이 빠지는 것도 사실이죠.

이러한 부분을 감안하고, 오늘 이야기 할 잉크픽은 유튜브 채널과 기관장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검찰청의 유튜브 채널입니다.

중소벤처기업부 이영 장관은 셀럽인가요?

중소벤처기업부의 정책은 우리나라 기업의 99%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만큼 일상 또는 경제와 매우 민감한 정책을 만들어낼 수 밖에 없습니다. 기관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자랑하는 것도 잊어서는 안되겠죠. 하지만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활동이 중심이다 보니 이들이 만들어내는 정책이 '재미'보다는 '정보'에 치중되고 있다는 점, 그로 인해 유튜브 채널의 정보 역시 많은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기관 채널의 성격이었습니다.

그런데 장관이 변경되고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습니다. 전반적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형태가 밝아지고, 콘텐츠 역시 부드러워 진 것도 사실입니다. 그리고 가장 큰 변화는 '이영 장관'이 전면에 나서는 모습이 최근들어 많이 보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중소벤처기업부의 주요 행사를 홍보하는 데 장관이라는 위엄을 내세우기 보다는 국민에게 친근하게 접근하려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려고 노력하는 모습은, 기관 장관으로서 매우 칭찬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콘텐츠라는 게 한 번 관심을 받게 되면, 그 관심을 계속 이어가고자 하는 욕심이 생기고, 더 많은 관심을 이끌어가기 위해 새로운 형태를 고민하고 시도하게 됩니다. 이영 장관 역시 마찬가지인데, 다만 아쉬운 것은 이영 장관의 활동이 부각되다 보니 중소벤처기업부의 공식 유튜브 채널이 이영 장관의 개인 유튜브 채널처럼 운영되는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되다는 것입니다. 아래의 쇼츠 영상도 마찬가지. 행사를 알기 위한 것임에도 이영 장관이 시구를 하는 것, 이 시구를 위해 이영 장관의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건 다소 과한 접근이 아니었나 라고 생각해봅니다.

이 썸네일 보고 깜짝 놀라기도...

전방위적 소양을 쌓은 검찰청장!

새로운 검찰청장 임명 후 검찰청의 유튜브 채널 또한 많은 변화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올 초의 검찰청만 하더라도 유튜브에 게재된 영상을 보는 것이 매우 힘들었는데, 현재는 웹드라마 형태로 검사의 일과를 보여주기도 하고, 다양한 검찰청 내 활동을 보여주면서 검찰청이 가지고 있는 고루하고 경직된 이미지에서 탈피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는 느낌입니다.

더불어 검찰청장이 영상에 다수 출연하고 있다는 것도 눈에 띄는 점인데, 에디터가 보기에 너무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반영상 보다는 쇼츠영상에서 검찰청장이 더 많이 등장하고 있으며, 같은 장소에서 이야기한 영상을 주제에 맞춰 여러 개의 쇼츠영상으로 나눠 게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검찰청장이라고 하면 검찰의 활동에 대해 전문적이고 신뢰성을 높여주는 콘텐츠가 메인이 되어야 할 것 같은데, 이상하게도 검찰청장의 영상을 보면 '매우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가지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폭넓은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이런 검찰청장의 영상이 과연 검찰청의 전문성과 신뢰도를 높여주는데 기여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다수 부정적인 의견입니다. 영상을 쉽게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겠지만, 이러한 영상 보다는 검찰청 자체 활동의 정보를 전달하는 영상을 늘리는 것이 검찰의 신뢰도를 높이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올 초반 국토교통부의 원희룡 장관이 본인의 PR과 현장 중심 소통 활동을 부각하기 위해 일타강사 스타일의 영상을 다수 게재한 것에 대해 이야기 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도 기관 유튜브 채널이 장관의 홍보 채널이 되는 게 아쉽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요.

중앙부처는 물론 다양한 공공기관이 유튜브 채널과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블로그, 카카오톡, 트위터와 같은 소셜채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들 채널이 홈페이지에서 전달하는 공식적인 정보와 함께 다수의 소셜채널은 이용하는 것은 보다 많은 사람들이 정책 수혜를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수혜를 더 많이 받도록, 정책을 더 쉽게 자세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이 바로 공공기관 소셜채널의 목적이고 정체성이 아닐까 합니다.

기관장의 친근한 모습과 이를 통해 부처의 주요 정책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것이지만, 기관 유튜브 채널이 기관장 개인의 홍보채널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물론 균형을 잡는다는 것은 너무나 어려운 일이겠지만, 기관장의 개인적인 홍보 보다는 정책 수혜의 확산을 우선 목표로 삼는다면, 그에 맞는 기관의 콘텐츠가 탄생할 수 있을거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