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8월3주] 잉크픽(pick) ㅣ ‘포맷카피’는 어느 정도까지 허용될 수 있을까?

잉크닷 픽(pick)은 주간 단위 중앙행정기관의 유튜브 영상 콘텐츠를 분석하며 잉크닷 에디터가 눈여겨 본 콘텐츠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새로운 유형, 시도 또는 다른 영상과 차별된 부분이 보이는 영상을 선택하며 그 이유와 성과를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유튜브에는 시대를 주름잡는(?) 독보적인 영상이 존재합니다. 숏박스나 너덜트의 영상이 그렇고, 먹방을 주도하던 햄지, 쯔양의 영상이 그렇습니다. 이들 영상은 그 자체만으로 엄청난 관심과 조회수를 이끌어내기도 하지만, 더불어 다른 영상 콘텐츠 크리에이터에게도 영향을 미쳐서, 한 영상이 부각되며 유사한 포맷의 영상이 다수 선보이게 되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이들 영상이 조회수를 이끌어내는 건 맞지만, 한편으로는 한 번에 너무 많은 영상이 올라가다 보니 인기가 빠르게 식어가는 요인이 되기도 하죠.

이러한 영상 중 한동안 인기를 끌던 영상이 있으니 스튜디오 룰루랄라의 ‘워크맨’입니다. 장성규를 메인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브랜드의 매장 등에서 실제로 직원처럼 체험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는데요. 장성규의 입담과 리얼한 현장체험으로 많은 사람의 관심을 이끌어 냈습니다. 워크맨 영상이 뜨자마자 이를 패러디한 영상이 우후죽순처럼 쏟아진 건 당연한 일이겠죠.

장성규의 워크맨, 통계청의 통계맨

8월 3주 통계청에서 오래간만에 워크맨의 향수를 느끼게 하는 영상을 채널에 게재했습니다. 이름도 워크맨을 따라한 ‘통계맨’이네요. 유튜버로 활동 중인 끌리진아가 출연해 통계청의 업무를 경험하다는 점에서 워크맨의 흐름과 매우 유사한데요. 이런 스타일만 비슷한 게 아니라 통계맨이라는 타이틀 디자인은 물론 영상의 편집 구성까지도 워크맨과 매우 유사한 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영상을 보면서 장성규를 뺀다면 이게 워크맨인지 통계맨인지 헷갈릴 정도입니다.

통계청에서 심혈을 기울여 제작한 영상이지만 분석일 기준 조회수는 2,332회에 불과한데요. 이 영상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는, 너무나 적은 조회수가 아니라 영상 포맷 때문이었습니다. 간혹 뉴스를 통해 우리나라 예능 프로그램이 해외에 수출됐다는 이야기를 접할 수 있습니다. 이들 영상을 수출하는 것이 아니라 포맷을 수출해, 해당 국가에서 재제작하는 것이 이슈가 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통계맨 역시 이러한 부분의 연장선에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최근 꼬꼬무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꼬꼬무 스타일을 벤치마킹한 영상이 많아진 것과 같이, 워크맨의 포맷을 패러디한 것으로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타이틀 디자인 스타일과 편집 방향까지, 워크맨과 너무나 유사한 것이 단순한 패러디 정도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스튜디오 룰루랄라(현재 SLL)에서 의뢰를 받아 제작을 했을 수도 있지만, 유튜브 영상에서도 포맷의 저작권에 대해서 고민을 해봐야 하는 것은 아닐까 합니다. 이제는 TV의 영역을 뛰어넘는 유튜브이고, 유튜브 영상 하나를 만들기 위해 정말 많은 시간, 노력, 돈이 들어가기 때문에, 이들 영상 포맷의 저작권은 지켜져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