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8월 4주] 잉크픽 ㅣ '페르소나' 어려울 거 있나요?

잉크닷 픽(pick)은 주간 단위 중앙행정기관의 유튜브 영상 콘텐츠를 분석하며 잉크닷 에디터가 눈여겨 본 콘텐츠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새로운 유형, 시도 또는 다른 영상과 차별된 부분이 보이는 영상을 선택하며 그 이유와 성과를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잉크닷칼럼에서는 기업의 페르소나 적용 및 활용에 대해 함께 이야기를 했습니다. 페르소나의 복잡한 의미는 살짝 미뤄두고, 간단히 이야기 하면 '가상의 인물'이라고 이야기 할 수 있습니다. 즉, 기업이나 기관을 대변할 가상의 성격을 가진 인물을 내세운 계정을 별도로 운영하는 활동을 최근에는 '페르소나'라고 이야기하고 있는 듯 합니다.

공공기관에서도 이러한 페르소나의 적용에 대한 고민을 꽤 깊게, 자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관이 가진 성격이나 한계로 인해 도입이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인데요. 이러한 한계를 과감히 깨뜨려 주는 사례가 바로 충주시 홍보맨입니다. 기존의 공공기관 화법과는 다른 접근으로, 이제는 어엿한 '성공사례' 중 하나가 되었고, 이를 기반으로 많은 공공기관 유튜브 채널에서 공무원의 탈(?)을 벗어 던지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인사혁신처가 가장 열심히 하는 중입니다

중앙행정기관 유튜브 채널에서 가장 대표적으로 이러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채널이 인사혁신처입니다. 올초부터 '인사처 아이유'를 표방하며, 다른 부처처럼 정책정보를 전달하는 콘텐츠 없이 오로지 인사처 아이유로 활동하는 사무관 1인의 영상만 게재하고 있는 중입니다. 이를 통해 인사혁신처의 또다른 인격, 즉 페르소나를 만들어 가려는 모습인데요.

“쉽고 짧고 재미있게”… 톡톡 튀는 쇼츠로 열일 홍보 ‘인사처 아이유’[공직人스타]
●마틸다에 마동석까지 ‘무한 변신’영화 ‘레옹’의 마틸다 분장을 한 여성이 들고 다니던 화분의 식물을 땅에 심은 뒤 4월 5일 ‘식목일’을 홍보한다. 영화 ‘범죄도시’의 마석도(마동석) 분장을 하고 등장해 “합격 자신 있지?”라며 7급 공무원 시험 …
<인사혁신처 유튜브 캡쳐>

공공기관, 특히 중앙부처가 이렇게 한 방향의 컨셉을 확고히 하고, 오로지 이런 영상만 게재한다는 것은 매우 용기있는 일입니다. 사실 인사혁신처와 함께 캐릭터 컨셉을 운영하려고 했던 부처가 있으니 조달청입니다. 조달청 대변인실의 사무관을 조달맨으로 명명하고, B급 컨셉의 영상 콘텐츠를 제대로 운영해보려고 했으나, 아마 내부에서 좌초를 겪는 듯 합니다. 한동안 해당 영상이 올라오지 않다가 최근 인사혁신처와의 협업을 시작으로 영상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조달청 유튜브 캡처>

기획재정부와 같이 운영을 해볼 수도 있습니다.

'인사혁신처'와 같이 과감한 운영을 할 수는 없지만, 콘텐츠를 통해 간신히 '페르소나' 적용을 시도하는 사례가 있었습니다. 기획재정부의 세법개정안 내용을 다룬 <기냥모냥 경제교실> 영상 콘텐츠입니다. 고양이 인형을 활용한 영상으로 세법과 관련된 내용을 친근하게 전달하고 있는 잘 만든 영상인데요. 영상을 보다보면 왠지 익숙한 느낌이 드는데, EBS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인형극과 같은 구성과 유사하기 때문입니다.

기존에도 이렇게 인형을 활용한 영상은 꽤 많았습니다. 대중에서 친근한 레고를 활용해 노동과 관련된 정보를 전달한 고용노동부의 영상도 있었지만, 이 영상은 다른 영상과 달리 꽤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내고 있습니다.

오늘날 이 영상의 특징은 그 독특한 어조에 있습니다. 고양이 컨셉을 강조하기 위해 모든 문장이 '~냥'으로 끝나고 있으며, 이는 단지 영상 내에서만 활용되는 것이 아닙니다. 시청자들은 이러한 어조에 친근함을 느끼면서 자연스럽게 영상에서 전달하는 정보에도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또한, 기획재정부가 댓글 답글에서도 동일하게 '~냥'으로 마무리하며 응답하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합니다. (대부분의 공공기관은 댓글 답글 활동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결론은 조금 성급할 수도 있습니다

오늘날 에디터들은 '페르소나'를 양날의 검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는 소비자 또는 국민에게 더 가까이 다가설 수 있게 해주고, 때때로 유행하는 밈을 생성할 수도 있기 때문에 추천됩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객관적으로 전달해야 할 정보를 지나치게 꾸미면서 제대로 된 정보 전달이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하고 있습니다. 또한, 가볍게 접근하는 콘텐츠 운영 방식은 깊은 신뢰감을 형성하기 어렵다는 한계를 지닐 수 있습니다.

물론 이는 결과가 말해줍니다. 무슨 의미냐면, 페르소나가 맞다, 틀리다...와 같은 결론을 도입 전에 이야기 하는 건 성급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정체성과 방향성의 우려를 전달한다고 해도 '충주시 홍보맨'이 실패했다, 틀렸다 라고 이야기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아니, 충주시 홍보맨은 매우 훌륭한 성공사례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대통령까지 배워야할 사례라고 이야기 하고 있으며, 방송에도 다수 출연해 몸값을 올리고 있는 중입니다. (충주시 홍보맨이 페르소나를 반영한 운영인가? 라는 건 살짝 미뤄두겠습니다.)

인사혁신처가 올해 안에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충주시 홍보맨처럼 큰 반향을 일으킨다면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그러나 급변하는 소비자들의 취향은 이미 충주시 홍보맨에게도 익숙한 상황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점에서 다른 부처들이 인사혁신처와 유사한 운영 방식을 시도하는 것은 위험 요소가 존재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오히려 기획재정부처럼 콘텐츠 중 하나의 시리즈로 페르소나를 만들어가는 방법이 더 효과적일 수도 있습니다.

앞으로 어떤 새로운 콘텐츠가 등장할지... 기대해봐야 겠습니다.


이번 주부터 인스타그램에서 <잉크닷 매거진>을 시험운영 합니다. 잉크픽, 잉크닷칼럼에 게재된 내용을 카드뉴스로 게재하며, (셋팅되기 전까지) '비정기'로 게재할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 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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