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월 2주] 칼럼 ㅣ 강민경의 송혜교 브이로그는 왜 마케터들이 주목했을까
자연스럽게, 맥락에서 우리 제품을 광고하세요
1월 유튜브에서 가장 화제가 되는 인물은 배우 송혜교다. 송혜교는 주연으로 출연한 '검은수녀들'의 개봉을 앞두고 다양한 콘텐츠에 등장하며 유튜브 내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그중 가장 화제가 된 영상은 가수 강민경의 채널 '걍밍경'에서 만든 '송혜교 브이로그'다.
'걍밍경' 채널은 모든 영상을 브이로그 형태로 제작하는 특성이 있다. 강민경 본인의 일상을 중심으로 팬들과 소통하며 많은 구독자를 모았고, 30대들의 추구미로 불릴 만큼 감도 높은 일상을 소개하며 여성 팬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번에는 본인 중심의 영상이 아닌, 송혜교를 주제로 한 영상으로 기획해 영화 홍보를 진행했다. 이 영상은 공개 직후 '인급동'(인기 급상승 동영상)에 오르며 현재 조회수 400만 회를 기록,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평소 쉽게 접할 수 없는 송혜교의 일상을 담았다는 신선함이 높은 조회수의 가장 큰 이유로 보인다.
영화 홍보 콘텐츠라는 점에서 이 영상은 마케터들 사이에서도 신선한 기획으로 평가받았다. 송혜교라는 빅 스타를 활용해 조회수를 확보한 것이 주된 성공 요인이겠지만, 콘텐츠 형식과 내용 측면에서 이 영상이 왜 효과적인 홍보 콘텐츠인지 살펴보자.
1. 인위적이지 않은 자연스러움
걍밍경 채널 홍보 콘텐츠의 가장 큰 강점은 자연스러움이다. 송혜교 브이로그라는 콘셉트 덕분에 영화 관련 행사에 참여하거나 영화 이야기를 하는 것조차 부자연스럽지 않다. 일상적인 브이로그처럼 누구나 직장에서 행사를 참여하고 일상을 보내는 모습을 담아낸 것이 거부감을 최소화했다. 이를 통해 영화 이야기를 콘텐츠 시청자들에게 자연스럽게 노출할 수 있었다.
일반 소비재를 노출하는 경우는 자연스러운 연출이 더 어렵다. 브랜드는 제품의 소구 포인트를 전달해야 하지만, 이를 직접적으로 소개하는 순간 팬들은 거부감을 느낀다. 무작정 제품 노출을 줄이기도 어렵다. 유명 유튜브 채널과의 협업은 마케팅 예산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브랜드 입장에서는 최대한 제품이 많이 노출되길 원한다. 광고로 활용하거나 높은 비용을 투입한 만큼 짧은 노출에 만족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결국, 자연스럽게 제품을 콘텐츠에 녹이려면 기획 단계에서부터 세심한 논의가 필요하다. 단순히 소구 포인트를 나열하기보다는 제품의 특장점을 콘텐츠 성격에 맞게 녹여낼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2. 출연자와 게스트의 관계
유튜브의 큰 장점 중 하나는 채널 주인이 콘텐츠 기획에 깊이 관여한다는 점이다. 특히 '걍밍경' 채널은 강민경이 직접 편집에 관여할 만큼 본인의 색깔이 짙게 묻어난다. 따라서 콘텐츠의 성공 여부는 게스트와 채널 주인의 관계에 크게 좌우된다. 친밀하지 않은 게스트가 등장하면 통상적인 대화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 영상 속 분위기도 어색하고 긴장감이 묻어나며, 평소 채널의 무드와는 다른 결과물이 나온다.
이번 송혜교 브이로그 영상은 송혜교와 평소 친분이 깊은 강민경이 송혜교뿐 아니라 송혜교의 지인들과 다양한 장소에서 만나며 그녀의 새로운 모습을 자연스럽게 보여줄 수 있었다.
하지만 실제 업무 영역에서는 브랜드가 원하는 게스트를 직접 요청하기는 어렵다. 대부분 채널에서 이미 게스트가 확정된 상태에서 광고를 역제안하거나, 광고 의뢰 후 기획 단계에서 채널 주인이 게스트를 섭외하는 경우가 많다. 브랜드가 원하는 대로 진행하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게스트 중심 채널보다는 채널 주인의 영향력이 강한 채널에 광고를 진행하는 것이 변수 관리 측면에서 더 효율적이다.
결론: 장기적 관점에서 브랜드의 콘텐츠 채널을 키우자
브랜드가 인플루언서와 협업하는 이유는 그들의 무드를 활용해 브랜드 이미지를 확장하고, 인플루언서의 팬덤을 브랜드 팬덤으로 전환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이런 방식은 단기간에는 예산 대비 광고 효과를 볼 수 있는 유용한 방법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지속적으로 새로운 인플루언서를 찾아야 한다는 한계가 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콘텐츠 마케팅을 진행하려면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투자해 브랜드 팬덤을 구축해야 한다. 단기간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더라도,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소비자 언어로 변환한 콘텐츠를 기획하면 꾸준히 팬덤을 생성하고 구매 전환을 만들어내는 채널로 성장할 수 있다.
소비자가 공감할 수 있는 맥락을 제시하며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는 브랜드라면, 5년 뒤에는 콘텐츠 채널이 브랜드 성장의 핵심 동력이 될 것이다.
🔗출처 : 브루스의 영감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