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2월 1주] 이슈잇수다 ㅣ '대왕고래' 실패 발표 후 주무부처 유튜브의 상황은?

'이슈잇-수다' 코너는 매주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주요한 이슈에 대해 온라인 소통의 핵심이 되고 있는 각 중앙행정기관의 유튜브 채널에서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를 확인해 봅니다.
*'이슈잇-수다'는 한동안 비정기적으로 운영됩니다.


지난 해 6월, 윤석열 대통령이 방송을 통해 국민 앞에 섰습니다. 취임 이후 국민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목적으로 용산으로 집무실을 이전하고, 소위 '도어스테핑'이라는 방식을 도입해, 출근 전 기자들 앞에서 현안에 대한 질문을 직접 답변하는 시간을 가졌던 대통령이었습니다. 그는 적극적인 소통이 전 정부와의 차별점이라며 도어스테핑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를 호소했습니다.

하지만, 도어스테핑은 얼마 가지 않아 중단됐습니다. 그리고 용산의 쌍방향 소통은 상당 기간 침묵을 유지했습니다. 그러다 윤석열 대통령이 방송에 등장했습니다. 대국민 브리핑 1호라는 타이틀을 걸고 방송에 나와 그가 발표한 내용은 우리나라 동해안에 삼성 시총의 몇 배에 달하는 규모의 석유가 매장되어 있다는 발표였습니다.

이후 액티지오라는 석유탐사업체의 아브레오 박사의 이력과 내한 및 발표, 그와 관련된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석유공사의 이상한 움직임 등등에 대해서는 따로 이야기 하지 않겠습니다. 관련 정치, 경제, 사회, 과학적인 부분을 다루기에는 에디터의 전문성이 떨어지니까요.

이러한 논란 속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첫 번째 대국민 담화를 통해 발표된 사안인 만큼, 산자부와 석유공사는 이를 밀어부치는 형국이었고, 국회에서 관련 예산은 삭감했음에도 불구하고 석유공사는 채권을 발행하여, 즉 빚을 내어 시추에 들어간 것이 지금까지의 과정이었습니다.


결론을 보기 앞서, 산업통상자원부 유튜브에서는 대왕고래 프로젝트와 우리나라의 석유 매장에 대해 어떻게 이야기 하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도 의미할 것 같습니다. 과연 대통령이 그렇게 강조한 석유에 대해서 얼마나 많은 언급이 있었을까요?

지금으로부터 8개월 전의 동영상 목록을 보면, 석유 발견과 관련하여 대통령, 대통령실, 언론에서 대대적으로 떠들어대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산업통상자원부 유튜브에서는 전혀 언급이 없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당시 잉크닷 모니터링을 할 때도 관련 내용이 없어 의아한 부분이 있었는데요. 산자부의 관심은 석유 보다는 '수소'에 있는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수소 관련 시리즈 영상을 다수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실무 기관인 석유공사 유튜브에서는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대해 어떻게 전망하고 있었는지 들여다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음.... 대통령이 나서서 이야기한 사안이면 관련 기관은 대대적으로 활약(?)을 해야 하는 게 맞을 듯 한데, 석유공사에서도 그 흔적을 전혀 찾을 수 없습니다. '대왕고래'라고 검색을 하면 나오는 영상도 불과 3건에 불과합니다. 더군다나 '대왕고래'라는 키워드를 타이틀과 썸네일에서는 전혀 찾을 수 없었습니다. (비밀 프로젝트였을까요?)


드디어 결론.

지난 2월 7일 야심차게 시추를 시작한 이후 첫 번째 그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지금까지의 핑크빛 전망을 더욱 뜨겁게 만들어 줄, 그리고 앞으로 이어질 추가 시추에 대한 당위성을 확보할 수 있는 중대한 발표였습니다만! 산업통상자원부는 '경제성 확보가 어려우며, 사실상 실패'라고 발표를 했습니다. 더불어 관계자는 '생각지도 못했던 정무적 개입'을 언급하며, 대왕고래 프로젝트가 사실 우리나라 경제를 위한 것이 아니라, 정치적 유리함을 이끌어 가기 위함이었음을 인정하기도 했습니다.

대왕고래는 국민의 세금이 500억, 1000억 이상 들어가는 대형 프로젝트입니다. 어쩌면 우리나라가 산유국 대열에 들어설 수 있음을 확인하는 기회였을 수도 있습니다. 그만큼 사안이 중대했고, 관련하여 언급한 모든 인물은 그 사안에 대해 권한과 책임을 동시에 가져야 합니다.

<산업통상자원부 유튜브>
<한국석유공사 유튜브>

하지만, 산업통상자원부의 대왕고래 시추 실패 발표 이후, 산자부 유튜브와 석유공사 유튜브에서는 대왕고래와 관련된 그 어떤 영상도 게재하지 않고 있습니다. 소통은 성과만, 좋은 모습만, 웃긴 모습만 보여주는 것이 아닙니다. 실패를 실패로 인정하고, 관련 책임자가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국민의 신뢰를 쌓을 수 있고, 진정한 소통의 길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석유공사가 어떤 판단을 해서 아무런 영상을 올리지 않고 있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국민과 소통하고자 한다면 솔직하게 접근을 해야 한다 라고 이야기 해주고 싶습니다. 이것이야 말로 우리가 이야기 하는 '진정성'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