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6월 1주] 칼럼ㅣ 내가 만든 영상은 왜 안 뜰까? 뜨는 콘텐츠의 3가지 요소
여러분은 하루에 몇 개의 콘텐츠를 접하고 있나요? 요즘 대세.. 아니 이미 대세인 영상 콘텐츠만 하더라도 그 수를 셀 수 없을 정도일텐데요.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의 입장에서 저는 이들 콘텐츠를 보면 놀라움과 함께 안타까움을 느끼게 됩니다. 사실 오늘 이야기 할 뜨는 콘텐츠의 3가지 요소와 관련해서도, 안타까운 마음에 고민을 하다가 생각난 일부분을 정리한 것에 불과 합니다.
유튜브에는 인기 급상승 동영상이 매일, 매 시간 '새로고침'되며 소개 됩니다. 여기 영상을 보면 어려분은 어떤 생각이 드나요? 하이퍼리얼리즘의 선두주자 숏박스의 영상이 매일 올라오는 것을 보면서 부럽다는 마음이, 연예인이 출연한 혹은 직접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고 게재한 영상을 보면 '역시 그렇지 뭐'라는 생각이 들겁니다.
콘텐츠 마케터의 입장에서 이 두 가지 카테고리의 영상은 너무나 부러운 콘텐츠임이 분명합니다. 저는 아무리 콘텐츠를 만들어도 이들처럼 수만, 수십 만의 오가닉 조회수를 만들어 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런 걸 보면 콘텐츠의 흥행에는 유튜브 알고리즘과 함께 다른 원인이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그들은 가지고 있지만, 저는 가지고 있지 못한 그 무엇을 찾고, 채울 수 있다면 저 또한 그들과 같은 조회수의 영광(?)을 누릴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해보기도 합니다.
최근에 눈에 들어온 영상 혹은 유튜브 채널이 있습니다. 두 개 채널인데요. 하나는 훔친책이며, 다른 하나는 정서불안김햄찌입니다. 이들 채널은 숏폼 위주로 영상을 게재합니다. 그리고 게제하는 영상을 보면 너무나 개성적입니다. 주목해야 할 점이 있으니, 이들 채널에 게재되는 영상이 엄청난 조회수를 이끌어낸 영상이라는 점도 있겠지만, 그 전에 쇼츠영상임에도 매우 고퀄리티의 영상을 제작한다는 점입니다. 훔친책은 스토리텔링이 고퀄리티이며, 김햄찌는 AI 활용이 고퀄리티입니다.
우리는 다양한 광고를 접합니다. 그 중에 AI를 활용해 순식간에 몇 백, 몇 천을 버는 콘텐츠를 만들어 냈다는 내용도 종종 접합니다. 그런데 그게 사실일까요? 이렇게 쉽게 접근할 수 있다면 누구나 뜨는 콘텐츠, 뜨는 채널을 만들어 낼 수 있겠다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게 바로 김햄찌 영상입니다.
이와는 반대로, 인기 급상승 동영상 외에 저는 매주 50여 곳 중앙행정'기관 유튜브 채널에 게재하는 거의 200건의 영상을 모니터링합니다. 안타깝게도 공공기관에 게재되는 영상, 그러니까 한 주에 200여 개 영상 상당수가 성공적인 오가닉 조회수를 만들어 내는데 실패하고 있습니다. 분명 공공기관의 영상 콘텐츠를 보면 일반 영상에 비해 매우 높은 퀄리티를 보여주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들 영상이 성과를 못내니 더욱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물론 여기에는 엄청난 광고를 집행해 조회수를 기가막히게 올려 놓은 영상은 논외로 하겠습니다.)
그렇다면 위에서 알아봄 훔친책, 김햄찌, 숏박스 등의 영상은 뜨고, 공공기관에서 제작하는 영상은 뜨지 못하는 이유가 뭘까? 도대체 뭐가 넘쳐나고, 뭐가 부족해서 이런 차이를 보이는 걸끼? 제작비 외에 다른 요인이 있지 않을까? 라는 고민을 통해 세 가지 요인을 떠올렸습니다.
그 요인은 바로 '몰입', '공감', '정보'입니다.
'몰입'은 조회를 이끌어 내는 요인입니다. 이는 두 가지로 구분됩니다. 첫 번째 인상에서 조회수를 유도하게 만드는 것과 지속해서 시청을 이뤄내는 것입니다. 하루에도 수 천, 수 만 건의 영상이 쏟아지고 있는 유튜브 속에서 조회는 고사하고 클릭을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몰입 요소가 매우 중요합니다. 상당수 영상은 이러한 몰입을 이끌어 내기 위해 본 영상 시작 전에 하이라이트, 프롤로그 등의 요약 영상을 넣거나, 화려한 인트로를 구성합니다. 하지만 시청자는 화려한 인트로는 물론 하이라이트에 관심이 없습니다. 첫 번째 영상의 화면, 구성, 내용을 보고 이 영상을 계속 볼지를 결정합니다.
김햄찌 영상을 예로 들면, 이 채널의 몰입 요소는 바로 AI로 만든 코퀄의 햄스터입니다. 이미 다른 영상과는 차별성을 보여주고 있는데다 햄스터를 중심으로 퍼져있는 의외의 요소들이 영상을 클릭하고 계속 시청하게 만듭니다. 국가보훈부의 쇼츠에서도 이러한 몰입 요소를 활용해 성과를 올린 사례가 있었습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애국지사의 사례를 소개함에 있어, 잘 알려지지 않은 사례를 활용한 스토리텔링과 궁금증을 자아내게 만다는 첫 영상의 구성으로 수십 만 회의 조회수를 이끌어 냈습니다.
'공감'은 영상의 배경과 내용이 얼마나 시청자(나)에게 맞춰 제작되었느냐에 대한 부분입니다. 영상을 제작할 때 이 부분을 매우 고민하긴 하지만, 정작 영상을 제작하다 보면 클라이언트 혹은 제작자의 입장이 반영되어 공감에서 벗어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즉, 이미 알고 있지만 시행하기 어렵다고도 이야기 할 수 있겠습니다. 공감은 거창한 것에서 시작하지 않습니다. 소소한 일상에서, 아주 작은 감동을 전달하는 것만으로도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습니다.
경찰청의 경우, 노인을 도와주는 경찰의 영상을 게재하고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좋아요를 이끌어 내기도 했습니다. 화려하고 돈을 많이 들인 영상도 많지만, 그 보다는 이렇게 공감할 수 있는, 공감 될 수 있는 소재를 찾고 스토리를 구성하는 것이 더 나아 보입니다.
'정보'는 영상이 담고 있는 주제, 내용을 의미합니다. 대부분의 영상은 정보를 담고 있는 경우가 많지만, 스낵 콘텐츠의 경우에는 정보가 없기도 합니다. 사실 정보는 공감과도 연관이 있습니다. 단순히 정보, 즉 주체가 전달하고자 하는 정보만 담고 있는 영상은 외면당하기 쉽습니다. 수요자가 필요로 하는 정보, 즉 일방향이 아닌 쌍뱡향 소통이 가능한 정보를 담고 있어야 우리가 원하는 조회를 이끌어 낼 수 있습니다. 이런 수요자 중심 정보를 찾는 방법은 쉽습니다. 실제로 내가 수요자가 되어 지금 손에 쥐고 있는 정보가 필요한지 아닌지를 결정하면 됩니다.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수요자가 필요로 하는 정보를 도출해내거나 만들어내야 합니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기획력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거창한 정보는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일상에서 필요한 정보면 충분합니다. 대부분의 공공기관에서는 이를 간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관이 중심이 되어, 기관만 알 수 있는 정보를 영상으로 만들어 게재하니 조회가 뒤따르지 않습니다. 대표적으로 다수의 공공기관 유튜브에 의례적으로 게재하고 있는 뉴스, 브리핑과 같은 영상입니다. 뉴스형식으로 구성되어 아나운서가 리포팅을 하지만 일반인이 이해하기는 그리고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은 영상이 상당수입니다. 게재를 목적으로 제작하는 것이 아니라 소통을 목적으로 제작해야 할 이유이기도 합니다.
사실 이렇게 억지로라도 콘텐츠의 세 가지 요소를 구분하고 정의해본 이유는, 제가 만드는 콘텐츠(직접 만들던지, 대행을하던지)가 다른 영상에 비해 왜 조회수와 같은 성과가 나지 않을까? 성과를 내려면 어떤 부분에 보완이 필요할까? 라는 고민때문입니다. 위에서 언급한 채널 외에도 소위 요즘 뜨는 영상 콘텐츠를 살펴보고 그들이 가지고 있는 요소와 공공기관의 영상이 가지고 있는 요소를 빼보니, 공공기관 영상에서 결핍된 요소가 무엇인지 보이기 시작해서, 이를 모아 정리하니 몰입, 공감, 정보라는 세 가지 요소를 떠올릴 수 있겠습니다.
세 가지 요소를 모두 충족하면 기대하는 수준의 성과를 이뤄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확정은 아닙니다) 하지만 인기 급상승 영상을 보면 세 가지 요소를 모두 가지고 있는 경우는 드물어 보입니다. 하지만 공통적으로 이들 영상은 세 가지 요소 중 두 가지는 반드시 충족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훔친책 채널에 게재되는 쇼츠영상의 경우 기본적으로 '정보'를 담고 있고, 이와 함께 '몰입' 요소로 시청자를 유도하고 있습니다. 정서불안 김햄찌 영상은 정보를 제외한 몰입과 공감 요소로 상당한 반응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이와는 반대로 기대보다 성과가 낮은 경우를 보면 한 가지 요소에 너무 몰입한 경우가 많음을 알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공공기관 영상이 이러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특히나 공공기관에서 간간히 제작하고 있는 웹드라마의 경우, 기관 내부에서는 기대를 할 수 있었을 수도 있으나, 시청자의 기준에서는 '정보' 중심의 영상으로 판단해 성과가 나오지 않았다고 분석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은 위에서 언급한 콘텐츠의 세 가지 요소가 제작자의 기준이 아니라 시청자의 기준이라는 점을 명확히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다만, 공공기관에서는 이 세 가지 요소만으로는 분석하기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공공기관은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 정책 정보의 확산과 기관의 홍보를 목적으로 광고를 통해 조회수 등의 성과를 만들어 내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잉크닷 모니터링을 통해 확인해보면 매주 200여 건의 영상 중에서 상당수가 영상에 들어간 공수 대비 낮은 성과를 유지하고 있으며, 특별히 높은 조회수의 영상은 조회수만 높고 댓글 등의 소통 지수를 측정할 수 있는 수치는 매우 낮은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긍정적인 부분은 과거와 달리 광고를 통해 억지로 성과를 만들어 내는 활동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는 것입니다. 수치 목표 달성이 주요 업무가 아니라 콘텐츠를 만들고 정보를 확산시키는 것이 주요 업무가 되어 가는 것 같은 느낌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이 계속 확산되어 간다면, 오늘 이야기 한 콘텐츠 세 가지 요소를 통해 부족한 점을 파악하고, 보완해야 할 부분을 도출해 내는 것도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