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7월 1주] 칼럼ㅣ 이제는 달려져야 하지 않을까요?

- 소규모 콘텐츠 마케팅 자영업자의 변명(?)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콘텐츠 산업, 콘텐츠 업계는 영화, 드라마, OTT와 같은 거대 콘텐츠(저의 입장에서) 영역에 해당됩니다. 이들 콘텐츠의 규모는 제가 만들고 있는 마케팅 영역의 콘텐츠와는 투입 예산, 인원, 제작 시간 등 규모 등의 부분에서 너무나 큰 차이가 있습니다. 이들 거대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인원, 조직, 자금 등 매우 튼튼한 구조를 가진 제작사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러한 역량이 모여 만들어진 콘텐츠를 보면 입이 떡~하니 벌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더불어 ‘나는 언제 저런 콘텐츠를 만들어 보나?’라는 생각도 하지만, 범접하기 쉽지 않아 보입니다.

물론 이들 거대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하나의 제작사만의 역량으로는 가능하지 않습니다. 제작사를 중심으로 다양한 역량들, 즉 카메라, 오디오, 조명, 편집, 특수효과 등 전문적인 역량을 갖춘 업체들이 함께 해야 드디어 완성할 수 있습니다. 많은 시청자들은 마지막 크레딧에 올라오는 제작사 로고만 보고 ‘여기서 다 만들었구나’라고 생각하게 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은 거죠. 이는 콘텐츠 업계에서는 당연한 제작 방식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유독 콘텐츠의 마이너한 영역인 ‘콘텐츠 마케팅’ 영역에서는 이러한 방식, 즉 다양한 전문 영역으로 분업되어 있고, 실제 제작 시 이들의 영역이 프로젝트 단위로 합쳐 진행되는 방식,에 대해서는 매우 엄격한 규칙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적어도 공공에서는 말이죠.

“이게 무슨 말이냐?”
바로 오늘 여러분들과 함께 이야기하고자 하는 주제입니다.


최근 민주당 당대표로 출마 선언한 정청래 의원이 한 유튜브 방송에서 한 이야기가 귀에 들어왔습니다. 본인이 당대표 선거에 참여하면서 세 가지 선거 공약을 내세웠습니다. 다 기억할 수는 없지만 그 중 하나가 ‘캠프를 설치하지 않겠다’입니다. 이미 영향력있는 활동은 온라인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오프라인 공간에 사무실을 마련하고, 일일이 이슈가 있을 때마다 선거원들이 시간을 내어 회의에 참여하기 위해 사무실에 방문하는 것이 현재의 상황과는 맞지 않는다는 것이죠.

대신 카카오톡 등 다양한 온라인 수단을 활용해 빠르게 대응하겠다 라고 합니다. 정청래 위원의 이러한 방식은 지금까지는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앞으로는 새로운 선거 방식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됩니다.

더불어 이러한 선거 영역만이 아니라 다양한 영역, 그 중에서도 콘텐츠 마케팅 영역에서도 적용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사실 잉크닷 플랫폼을 운영하는 회사인 ‘콘텐츠닿’은 기획자 3인으로 구성된 그룹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프로젝트를 운영할 수 있겠느냐?’ 라고 의문을 가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콘텐츠닿을 중심으로 디자인 영역과 영상 영역에서 전문성과 경험을 갖춘 업체와 협업 체계를 구축하고, 상시 업무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마치 한 회사에서 운영하는 모습으로 보일 수 있지만, 사실은 세 개의 회사가 하나로 운영되고 있는 것이죠.

프로젝트를 운영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역할은(물론 모두 다 중요한 역할이지만) ‘PM’입니다. 콘텐츠 기획 뿐만 아니라 클라이언트와의 소통을 담당하는 PM이야 말로 프로젝트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더불어 이 역할은 디자인, 영상 등 전문 영역과의 소통까지도 담당합니다. 이 역할이 튼튼하게 확보되어 있다면 프로젝트는 절대 흔들릴 일이 없습니다. 그리고 콘텐츠닿은 이 역할, 즉 PM의 역할을 충실히,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습니다. 가장 먼저, 빠르게 클라이언트의 요구에 대응하고, 늦은 시간까지 프로젝트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협업 업체와 소통을 유지하며 성과를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불안하지 않느냐?’ 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불안함은 하나의 회사로 진행하는 경우에도 존재합니다. 갑자기 프로젝트를 담당하던 직원이 퇴사를 할 수도 있고, 다른 이슈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걱정은 오히려 회사 대 회사로 업무를 추진하는 콘텐츠닿의 모델에서 더 감소될 수 있습니다. 단순히 사람 대 사람의 관계가 아니라 회사 대 회사의 관계로 맺어져 있다보니 각각의 회사는 오히려 더 열심히 하려는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회사의 직원은 일과 시간이 끝나면 퇴근을 하고 업무 대응이 어려울 수 있지만, 회사 대 회사로 운영하는 콘텐츠닿의 모델은 이게 해당되지 않습니다. 각각 회사를 운영하는 대표이다보니 늦은 시간에도 충분히 대응하고 있습니다. (자체적으로 매우 훌륭하게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업체도 매우 많습니다.)


여전히 어려운 환경입니다.

앞서 이야기한 모델은 콘텐츠닿에만 해당되는 게 아닙니다. 이미 많은 회사들이 저희와 같은 운영을 하고 있으며, 이는 규모를 가리지 않습니다. 프로젝트를 진행함에 있어 연속성의 문제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나라장터에 올라오는 거의 모든 프로젝트는 단일 회사의 입찰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규모가 큰 경우 컨소시엄을 구성을 허용하고 있긴 하지만, 이들 역시 규모가 어느 정도 확보된 회사들의 조합을 기대합니다. 규모의 제한을 직접적으로 두고 있지 않지만, 제안요청서에 포함된 인원 배치와 제출 서류에서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춘 회사를 직간접적으로 요구합니다. 콘텐츠닿과 같이 디자인과 영상 역량, 즉 직원을 두고 있지 않은 업체는 기본적으로 낮은 신뢰도 점수를 부여합니다. 아무리 이제 막 시작한 업체라 할지라도 모든 역량을 확보하고 있어야만 입체에 성공적으로 참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것을 갖춘 채로 회사를 시작하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더군요. ^^;;)

어느 정도의 규모만 갖추면 된다고 하지만, (솔직히) 입찰에 들어오는 다수의 업체 중에서 규모가 큰 업체를 선택할 수 밖에 없습니다. 심사 등의 과정에서 짧은 시간 내에 평가할 수 있는 부분은 매우 제한되기 때문입니다. 모든 경우가 그런 건 아니지만, 결국 최종 선정되는 업체는 콘텐츠닿과 같은 작은 회사, 각각의 전문 영역을 협업하며 운영하고 있는 회사가 아니라, 모든 역량을 내부에 갖추고 있는 규모 있는 업체가 선정되는 게 다수입니다.
(실제로 이 전 회사에서 제안발표에 참여하면서 많이 들었던 질문 중 하나가 “이 규모로 프로젝트 수행 가능하겠어요?”였습니다. 물론 저의 대답은 “가능합니다”였습니다.)

콘텐츠닿은 처음 설립했을 때(설립이라는 말이 너무 거창하게 느껴질 정도로 소규모 회사이지만) 주위 많은 분들이 공통적으로 해준 조언이 있습니다. “사무실은 어디에 마련할거냐?”였습니다. 거의 대부분의 업무가 온라인에서 진행되는 콘텐츠 마케팅 영역에서 과연 사무실이 필요할까? 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서로 얼굴을 보면서 일을 해야 안심이 된다, 업무가 진행된다, 믿을 수 있다 라고 이야기 하지만, 그건 충분히 극복, 해결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생각을 다시 해야 하지 않을까?’
라는 제안을 해봅니다.

쉽게 변할 수 있지는 않겠습니다. 하지만 이미 구조적으로 많은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규모를 전제한 프로젝트 진행에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 라고 슬그머니 이야기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