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9월 3주] 잉크픽 ㅣ 공공기관에서 숏폼 드라마는 왜 안보이는 걸까?
잉크닷 픽(pick)은 주간 단위 중앙행정기관의 유튜브 영상 콘텐츠를 분석하며 잉크닷 에디터가 눈여겨 본 콘텐츠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새로운 유형, 시도 또는 다른 영상과 차별된 부분이 보이는 영상을 선택하며 그 이유와 성과를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올 초만 해도 '숏폼 드라마'가 선풍적 인기를 끌었습니다. 전세계적으로도 기존의 롱폼 드라마 보다 숏폼 드라마의 성장세가 매섭다는 내용의 기사를 꽤 많이 볼 수 있었는데요. 중국을 중심으로 시작된 이러한 트렌드가(중국은 확실히 이런 숏폼 트렌드에 매우 앞서가는 듯 합니다.) 확산되면서 인도, 동남아, 미국 등에서도 숏폼 드라마 플랫폼이 꽤 많이 생겨나는 현상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트렌드에 맞춰 우리나라도 꽤 많은 숏폼 드라마가 제작되었으며, 숏폼 드라마를 전문으로 제작, 상영하는 플랫폼 역시 등장하고 있습니다. 기업에서도 숏폼 드라마에 관심을 기울이는 모습을 보였는데요. CU의 경우 편의점 고인물이라는 제목의 숏폼 드라마를 제작, 조회수만 1억 뷰 이상을 기록하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트렌드가 분명 공공기관에서도 반영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잉크닷 에디터가 약 3년 정도를 모니터링을 했는데, 숏폼 드라마 포맷을 내세운 기관은 질병관리청 한 곳에 불과했습니다. 그나마도 한 달에 한 건의 기사가 올라오는 통에, 숏폼 드라마의 명목을 겨우 유지하는 듯 했지만, 그마저도 최근에는 잘 보이지 않아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러다가 최근 지방자치단체 유튜브 채널도 잉크닷 모니터링 범주에 포함하면서 서울시에서도 숏폼 드라마를 게재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 영상은 남녀 주인공 두 명이 서울과 관련된 소재를 기반으로 달달한 사랑을 이어간다는 내용의 구성인데요.
숏폼 드라마를 표방하긴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도파민을 배출시키는 의외의 소재가 전반에 깔리는 숏폼 드라마의 특징을 반영한 것이 아니라, 서울 홍보 중심의 숏폼 드라마라 다소 아쉬움이 남는 듯 합니다.
그렇다면 공공기관에서 숏폼 드라마에 소극적인 이유는 무엇일까요?
공공기관에서는 꽤 많은 웹드라마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9월 3주에도 일부 기관에서 제작한 웹드라마를 발견하기도 했고요.(물론 수치 성과는 좋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숏폼 드라마 제작에 소극적인 이유는 아무래도 공공기관 저변에 딸려 있는 숏폼 콘텐츠의 포맷이 정해져 있기 때문 아닐까 합니다.
공공기관에서 추진하는 숏폼 콘텐츠는 몇 가지로 정리해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 밈 형성 콘텐츠입니다. 이들 영상은 대부분 공무원이 직접 출연하는 것이 특징으로,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공무원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매우 파격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관심을 모으려 합니다. 공무원이 등장하기에 출연료가 높지도 않고, 편집 등의 구성 역시 자체에서 제작하다 보니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이 강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번 뜨면 제대로 성과를 맛볼 수 있다보니 꽤 많은 기관에서 활용하고 있는 중입니다.
두 번째, 정보 전달 콘텐츠입니다. 사진이나 스톡 영상과 간단한 그래픽이 결합하여 기관의 정책 정보를 전달하는 구성으로 상대적으로 손쉽게 제작할 수 있어 많이 활용하고 있습니다.
세 번째, AI 콘텐츠입니다. 최근들어 많이 볼 수 있는 영상으로 동물이 등장해서 재미있는 상황을 연출하는 등의 구성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AI를 통해 상상하던 모습을 구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람들의 관심을 모을 수 있기 때문에 많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네 번째, 롱폼 재편집 영상입니다. 가장 많이 활용되는 형태가 아닐까 하는데요. 일반 영상으로 제작된 영상을 우선 게재한 후, 이들 영상의 추가 확산을 목적으로 관심을 끌만한 부분만 잘라서 게재한 구성입니다.
그 외에도 여러가지 형태가 있겠습니다만, 이들 숏폼 형태의 공통점은 대부분 비용이 들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서울시나 질병관리청의 숏폼 드라마의 경우 일반 영상을 제작하는 정도의 비용이 숏폼에 소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숏폼은 소비 기간도 짧고 빠르게 잊혀지기 때문에 일반 영상에 비해 비용을 투입하는 것에 부담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는 아무리 숏폼이 대세라고 해도 어쩔 수 없는 현실이 아닐까 하늗네요. 아무래도 이런 이유 때문에 공공기관에서 숏폼 드라마를 발견하기가 쉽지 않은 것 아닐까 라고 에디터는 생각해 봤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의견을 댓글로 남겨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