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5월5주~6월1] 잉크닷 픽(pick) :: 행안부 유튜브에는 왜 '오발령' 정보가 없을까?

숲 via 장재섭
숲 via 장재섭

잉크닷 픽(pick)은 주간 단위 중앙행정기관의 유튜브 영상 콘텐츠를 분석하며 잉크닷 에디터가 눈여겨 본 콘텐츠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새로운 유형, 시도 또는 다른 영상과 차별된 부분이 보이는 영상을 선택하며 그 이유와 성과를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공공기관이 유튜브를 운영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다수의 소셜 채널 운영 대행을 하면서 가장 먼저 고민하는 것은 왜 기업과 기관이 채널은 운영하는가? 입니다. 이것이 바로 정체성이고 방향성이 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고 필요한 고민이기도 합니다. 홈페이지가 있고 그곳에서 매우 신뢰도 높은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일반화 되어 있음에도 소셜채널을 운영하고 더 많은 채널 운영을 고민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물론 소셜채널 운영을 통한 '정량적 성과 확보'라는 부차적인 목표가 있을 수 있습니다. 특히 공공기관의 경우에는 소셜채널 운영 평가의 기본이 정량 수치이기 때문에 겉으로 표현하지는 않지만, 정량 목표 달성에 꽤 많은 공을 들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것이 근본적인 소셜채널 운영의 목표가 될 수는 없습니다.

현재 우리는 다양한 소셜채널은 운영하고 있고, 특히나 이용자들이 많이 몰리는 플랫폼이 있으면 반드시 그 안에 채널을 개설하고 이용자들의 성향에 맞는 콘텐츠를 제작하는데 매우 많은 공수를 투입합니다. 소셜채널의 정량적 규모를 확장하기 위해서, 정성적인 피드백을 이끌어 내기 위해서 '주요 이슈가 없을 때'에도 이용자들이 입맛에 맞는 콘텐츠를 꾸준히 제작하고 소통 활동을 추진합니다. 이번 주에도 다수 기관에서 이용자들의 관심을 모으기 위한 콘텐츠를 제작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콘텐츠에도 기관의 정체성을 담기 위해 노력한 모습을 볼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채널운영의 근본적인 목적은 이슈가 발생했을 때 정확하고 신속하게 그리고 더 많은 사람들이 이슈에 대한 정보를 습득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전달하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을 염두해 두고 지난 주에 어떤 이슈가 있었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경계경보→오발령→해제‘…서울시·행안부 혼선에 시민들 ‘혼란’
(서울=뉴스1) 권혜정 기자 | 31일 오전 북한이 군사정찰위성 1호기를 발사하자 서울시가 ‘대피 준비를 하라‘며 경계경보를 발령했으나 곧바로 행정안전부가 ‘오발령’이라고 정정하는 등 혼선을 빚으면서 출근길 시민들이 큰 혼란을 겪었다. 서울시는 행안부의 중앙통제소 지령방송에 따라 절차에 맞게 경계경보를 발령했다는 입…

지난 주 국민을 불안에 떨게 했던 가장 큰 이슈는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한 경계경보' 발령과 행정안전부의 '오발령' 긴급문자가 아니었을까 합니다. 미사일이 아니라 위성이었고, 우리나라에 뭔가 떨어진 것이 아니라 예측된 곳에 잔해가 떨어지긴 했지만, 전쟁을 바라는 사람은 없기에 그 어떤 이슈보다 민감하게 반응했던 사안인데요. 물론 지금까지 서울시와 행안부의 책임소재가 분명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책임소재를 운운하기 전 서울시는 물론 행안부에서도 국민을 안심시키기 위해 행안부가 운영하는 채널을 총동원하여 정확한 정보를 신속하게 전달해야 하는 것이 옳은 채널운영의 방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 주 행안부 유튜브 채널의 콘텐츠는 어떤 것이었을까요?

<지난 주 행정안전부 유튜브에 게재된 일반 영상>

일반영상을 보면 '오발령'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려는 영상 콘텐츠는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일반영상 뿐만 아니라 쇼츠영상에서도 관련 정보를 찾을 수 없는 것은 마찬가지. 일반영상으로 제작하기가 어려웠다면 간단한 브리핑을 쇼츠영상으로 제작해 게재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물론 기관이나 담당자 입장에서 민감한 이슈를 괜히 건드려 오히려 더 이슈가 커지는 것을 바라지 않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아마도요) 하지만 기관과 담당자의 보신 보다는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사회, 국가를 만드는 것이 행정안전부의 역할이고, 관련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소셜채널의 역할입니다.

이러한 운영의 방향을 담당자 개인이 정하고 관련 콘텐츠를 만드는 일은 매우 어렵습니다. 자칫 한 개인의 입장이 기관의 공식 입장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필요한 것은 이를 결정할 수 있을 수준의 책임자가 채널운영의 근본적인 목표를 이해하고, 부처의 정체성에 맞는, 국민을 안심시킬 수 있는 정보를 빠르게 전달하겠다는 결정을 내리는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구조가 쳬계적으로 잡혀 기관의 소셜채널에서 국민이 원하는, 필요로 하는 정보를 빠르게 확인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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