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9월2주] 잉크픽 ㅣ 대세 아이돌 '르세라핌'도 못할린 환경부

숲 via 장재섭
숲 via 장재섭

잉크닷 픽(pick)은 주간 단위 중앙행정기관의 유튜브 영상 콘텐츠를 분석하며 잉크닷 에디터가 눈여겨 본 콘텐츠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새로운 유형, 시도 또는 다른 영상과 차별된 부분이 보이는 영상을 선택하며 그 이유와 성과를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르세레핌도 못 살린 환경부 유튜브

최근 환경부에 굵직한 행사들이 많아 보입니다. 환경의 날도 있고 푸른 하늘의 날도 있고, 관련해서 온오프라인도 많고, 콘텐츠도 많이 제작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아, 푸른 하늘의 날은 우리나라가 국제사회에 제안해 만들어진 첫 국제환경기념일이라고 하네요.) 9월 2주에도 역시 환경부 유튜브 채널에 매우 화려한 라인업(?)의 영상콘텐츠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KBS와 협업으로 진행되는 '지구 위 블랙박스' 콘서트와 해당 영상인데요. 9월 1주에는 잔나비가 출연한 영상이 관심을 끌었고, 이번 주에는 르세레핌의 공연 영상이 게재되어 관심을 모았습니다.

르세라핌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여성 아이돌 그룹입니다. 이들이 출연한다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조회수 등의 수치 상승을 기대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K팝, 한류가 전세계를 휩쓸고 있는 상황에서 공공기관 유튜브 채널에 아이돌이 출연한 영상이 나온다? 이는 정말 기적같은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데, 환경부 채널에 게재된 르세라핌 영상의 조회수가 이상합니다. 9월 12일, 현재 기준으로 보면 조회수는 불과 1,905회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좋아요 수도 29개, 댓글도 2개에 불과합니다. 아무리 공공기관 유튜브 채널의 영향력이 낮다고 하지만, 르세라핌을 활용했음에도 이 정도의 성과를 보여준다는 것은, 처절한 실패와도 같습니다. 혹시 태그가 반영이 안되어 있나? 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본문의 대표 태그에 '#르세라핌 #KPOP #제주도' 이 세 개가 반영된 것을 보면, 그것도 아닌 듯 합니다.

환경부 채널에 게재된 영상

생각해볼 수 있는 부분은, KBS K팝 채널에 동시에 게재되었다는 점입니다. 공공기관과 다른 채널이 협업을 한 영상이 협업채널과 동시에 게재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문제는 유튜브 알고리즘에 따라 영향력이 우위인 채널의 콘텐츠가 상위에 배치된다는 것입니다. 르세라핌이나 지구 위 블랙박스를 검색했을 경우 당연히 KBS 채널이 상위에 오르게 되니 조회가 여기에 몰릴 수 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죠. 물론 KBS채널의 조회수도 그리 높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조회수 28,129회 / 좋아요 2.5천 개 / 댓글 89개)

KBS 채널에 게재된 영상

이 경우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선, 동시 게재는 피해야 합니다. 물론 우리 채널의 영향력에 자신이 있다면 동시 게재를 주장해도 무방하지만, 대부분의 공공기관 채널에게는 해당되지 않기 때문에 동시 게재를 피하고, 추후에 게재하여 다시 한 번 이슈화와 조회수를 이끌어내는 것이 좋아 보입니다.

그리고 동일한 영상이라고 해도 각 채널에 맞춰 썸네일과 제목, 본문 내용을 달리해주는 것도 필요합니다. 위 영상의 경우 썸네일과 제목, 내용이 거의 유사합니다. 분명 환경부와 KBS가 기대하는 바가 다를텐데, 썸네일 등을 똑같이 가지고 간다는 건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더불어 '르세라핌'을 검색했을 때 썸네일과 제목이 다르다면 더 많은 조회를 이끌어 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해시태그가 왜 이럴까?

다음으로 간단히 이야기해볼 영상은 행정안전부의 <사진으로 보는 한 주간의 소식> 영상입니다. 다수 부처에서 운영하는 정책 큐레이션 영상으로, 영상 자체는 큰 특이점이 보이지 않으며, 조회수 역시 낮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잉크픽으로 선정한 이유는 '해시태그' 때문입니다.

위 영상의 태그 활용 상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이걸 보고 놀랐던 부분이 가장 첫 번째 태그가 바로 #이상민장관 이라는 것입니다. 행정안전부는 이 태그가 유입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영향력 있는 태그라고 생각을 한 것일까요? 한 주간 중요한 정책을 태그로 활용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상민장관을 당당하게 첫 번째 태그로 배치한 것은 매우 의아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행정안전부뿐만 아니라 몇몇 기관에서도 장관을 해시태그로 넣는 경우를 보게 되는데, 유입을 이끌어 내는 중요한 키워드가 아니라면 지양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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