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모기 1,000마리에 물린 공무원? 질병청 ‘실험맨’의 정체
공공기관이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이유 중 하나는 국민의 눈높이에서 국민이 궁금해하는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서입니다. 많은 공공기관이 이를 위해 재미있고 개성 넘치는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죠. 이번 주 ‘트렌드 분석’에서 소개한 공무원 밈 영상 역시 이런 흐름의 한 부분입니다.
정책정보를 어떻게 하면 더 쉽고 재미있게 전달할 수 있을까? 이를 고민하는 여러 기관 중 잉크닷 에디터가 꾸준히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는 유튜브 채널이 있습니다. 바로 ‘질병관리청’입니다.
질병청 유튜브 채널을 보면 다양한 콘텐츠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꾸준히 눈에 들어온 콘텐츠가 있으니, 국민의 일상 속 건강 궁금증을 직접 실험으로 확인하는 ‘질병청 실험맨’입니다.
모기에게 직접 팔을 내밀고, 진드기를 찾아 풀밭을 뒤지고, 물속에 들어가 안전수칙을 확인하는 실험맨. 그런데 알고 보니 전문 방송인도, 섭외한 출연자도 아닌 콘텐츠를 직접 기획·제작하는 질병관리청 공무원이었다고 하네요!
'이 공무원'은 어쩌다 직접 ‘실험맨’이 되었을까요? 실험맨의 시작부터 몸소 겪은(?) 촬영 비하인드, 콘텐츠를 만드는 고민과 앞으로의 계획까지. ‘질병청 실험맨’ 임정택 주무관에게 직접 물어봤습니다.

Q1. 어떤 계기로 실험맨을 시작했나요?
질병·건강 정보는 국민 모두에게 중요하지만, 자칫 어렵고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말로 설명하기보다 직접 보여주면 어떨까?”라는 고민에서 ‘질병청 실험맨’을 시작했습니다.
콘텐츠를 기획하면서는 과거 인기 프로그램 KBS ‘스펀지’의 실험 콘셉트를 차용했습니다. 썸네일부터 실험맨의 복장, 직접 실험한 뒤 전문가 인터뷰로 결과를 확인하는 방식까지 ‘스펀지’를 떠올릴 수 있도록 패러디해, 익숙함과 재미를 더하고자 했습니다.
“모기에 덜 물리는 방법이 있을까?”, “어떤 색 수영복이 물속에서 잘 보일까?”, “손씻기와 기침예절은 감염병 예방에 정말 효과가 있을까?”처럼 누구나 한 번쯤 궁금했을 질문을 직접 실험하고, 그 결과를 과학적 근거와 함께 보여주는 콘텐츠입니다.
국민이 건강 정보를 ‘공부한다’고 느끼기보다, 재미있는 콘텐츠를 보다 자연스럽게 이해하고 실천하게 만드는 것이 질병청 실험맨을 시작한 가장 큰 이유입니다.
Q2. 실험맨은 진짜 공무원인가요? 정체가 궁금합니다.
네, 진짜 공무원입니다. 질병관리청 대변인실에서 디지털 홍보를 담당하고 있는 임정택 주무관으로, 본인이 직접 소재 선정과 기획부터 촬영·제작, 그리고 직접 출연까지 담당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전문 MC나 인플루언서를 활용하는 방법도 생각했지만, 콘텐츠를 기획하다 보니 저 역시 “실제로 해보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라는 궁금증이 생겼고, 직접 두 눈으로 결과를 확인해 보고 싶어 출연까지 결심하게 됐습니다.

무엇보다 질병청 직원으로서 직접 몸으로 실험하고 결과를 확인하는 과정 자체가 실험맨만의 차별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실험 전에는 관련 부서와 전문가의 검토를 거쳐 방법과 안전성을 확인하고, 촬영 후에도 결과와 사실관계를 다시 검증합니다.
전문 방송인처럼 능숙하지는 않더라도, 콘텐츠를 만든 사람이 직접 실험에 뛰어드는 모습에서 오는 진정성과 현장감이 실험맨의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Q3. 질병청 실험맨의 소재는 어떻게 결정하는지요?
가장 먼저 보는 것은 계절 이슈성과 국민 관심사입니다. 봄·가을에는 진드기, 여름에는 온열질환과 물놀이 안전, 겨울에는 한랭질환처럼 시기에 맞는 주제를 찾고, 그 안에서 국민이 실제로 궁금해할 만한 질문을 실험으로 발전시킵니다.
사실 매번 가장 어려운 것도 바로 ‘무엇을 실험할 것인가’를 정하는 일입니다. 건강정보라고 해서 모두 실험으로 보여줄 수 있는 것은 아니고, 결과가 눈에 보여야 하고 재미도 있어야 하면서, 안전하고 과학적 근거까지 갖춰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이디어가 고갈될 때쯤에는 ‘대신 실험해 드립니다!’라는 대국민 실험 주제 제안 이벤트도 진행했습니다. 정말 다양한 아이디어를 받았지만, 막상 검토해보니 안전이나 실험 환경, 결과를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문제 때문에 실제 실험으로 구현하기 어려운 제안도 많았습니다.
그래도 국민이 무엇을 궁금해하는지 직접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습니다. 앞으로도 SNS의 댓글 반응을 꾸준히 살피면서 국민의 궁금증에서 출발하는 실험맨을 만들어가려고 합니다.
Q4. 실험하면서 어렵거나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과 정확성, 그리고 재미의 균형입니다. 아무리 재미있는 실험이라도 위험하거나 잘못된 정보를 줄 가능성이 있다면 할 수 없기 때문에, 관련 부서와 전문가 검토를 거쳐 안전한 범위에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첫 촬영이었던 ‘모기에 덜 물리는 방법’ 편입니다. 감염 위험이 없는 안전한(?) 모기 약 1,000마리를 활용해 여러 조건을 비교했는데, 직접 팔을 넣고 모기에게 물리면서 순간 “내가 왜 이런 콘텐츠를 기획했을까?” 하는 후회(?)도 들었습니다. 그래도 눈앞에서 조건에 따라 달라지는 결과를 직접 확인하니, “이래서 직접 실험하는 콘텐츠를 만들기로 했지”라는 생각도 동시에 들었습니다.
‘진드기에 물리지 않는 방법’ 편도 촬영 전부터 쉽지 않았습니다. 실험을 하려면 우선 진드기가 필요한데, 진드기를 구하는 것부터가 실험이었습니다. 결국 부모님 댁 마당까지 가서 강아지와 고양이 주변도 살펴보고, 잔디와 풀밭을 직접 뒤지며 진드기를 채집했습니다. 영상에서는 몇 분 만에 지나가는 실험이지만, 실험 재료(?)를 구하는 것부터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습니다.
이런 고생도 있지만, 국민의 궁금증을 말로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몸으로 확인해서 보여준다는 것, 그게 실험맨만의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Q5. 기획‧촬영‧편집에서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왜?”에 답하는 것입니다. 단순히 “손을 씻으세요”, “구명조끼를 착용하세요”처럼 예방수칙을 알려주는 데서 그치지 않고, 왜 그래야 하는지를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저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물놀이 안전 편에서도 단순히 “밝은색 수영복을 입으세요”라고 설명하는 대신, 여러 색상의 수영복을 실제 물속에 넣어 어떤 색이 더 잘 보이는지 비교했습니다. 또 튜브와 구명조끼를 직접 착용해 차이를 보여주는 방식으로 안전수칙의 ‘이유’를 눈으로 보여주려고 노력했습니다.
기획할 때도 항상 “이 정보를 어떻게 하면 눈으로 보여줄 수 있을까?”를 가장 많이 고민합니다. 촬영할 때는 그 차이가 명확하게 보이는지, 편집할 때는 복잡한 설명 없이도 결과를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지를 중요하게 봅니다.
결국 영상을 본 국민이 “아, 그래서 이렇게 해야 하는구나”라고 스스로 납득하고 실제 행동으로 옮기게 만드는 것, 그것이 실험맨을 만들면서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입니다.
Q6. 기억에 남는 댓글, 힘이 나는 댓글을 소개해 주세요.
가장 힘이 되는 것은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 이제 알겠다”, ”실험을 위한 실험맨의 헌신과 기획력에 박수를 보낸다”는 반응입니다.
실험맨을 기획할 때부터 단순히 예방수칙을 전달하기보다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 직접 보여주자’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기 때문에, 이런 댓글을 보면 기획 의도가 제대로 전달됐다는 생각에 가장 보람을 느낍니다.
또 “예전 스펀지 향수를 느낄 수 있어 좋았다”, ”정부 콘텐츠인 줄 모르고 끝까지 봤다”, “다음에는 이것도 실험해 달라”는 반응도 기억에 남습니다. 특히 시청자들이 다음 실험 주제를 먼저 제안해 주실 때는 건강정보를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콘텐츠가 아니라 국민과 함께 만들어가는 콘텐츠가 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도 “다음에는 실험맨이 뭘 해볼까?” 하고 기다려지는 콘텐츠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Q7. 앞으로의 질병청 실험맨의 계획을 알려주세요.
앞으로도 계절별 건강 이슈부터 일상 속 작은 궁금증까지, 국민이 궁금해하는 건강 정보를 직접 실험하고 근거를 통해 확인하는 콘텐츠를 꾸준히 만들어갈 계획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공공기관의 건강정보도 꼭 어렵고 딱딱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재미있어서 영상을 봤는데, 보고 나니 건강정보 하나가 자연스럽게 기억에 남는 콘텐츠, 그런 콘텐츠를 계속 만들고 싶습니다.
또 실험맨이 일방적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콘텐츠가 아니라, 국민이 댓글로 궁금증을 남기고 그 질문이 다음 실험으로 이어지는 ‘함께 만드는 콘텐츠’로 자리 잡았으면 합니다.
궁극적으로는 “건강에 대해 궁금한 게 생기면 질병청 실험맨을 찾아본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친숙하고 신뢰받는 콘텐츠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저 역시 아직 직접 확인해 보고 싶은 궁금증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다음에는 실험맨이 또 무엇을 대신 실험하게 될지, 앞으로도 질병청 실험맨에 많은 관심과 기대 부탁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