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크픽] 먹방인데 먹는 사람이 없네요... 권익위 <먹GO보GO> 5화
이번 주 잉크닷이 고른 영상 한 편을 데이터와 화면으로 뜯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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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 요약: 국민권익위원회 〈먹GO보GO〉 5화는 청탁금지법 10주년과 추석을 먹방에 엮은 드문 시도였지만, 음식을 즐기는 사람 없이 정책 설명이 앞서면서 시청자를 붙잡지 못했습니다. 같은 주 셰프가 직접 먹고 감탄하는 전남 〈맛부심〉과 나란히 보면, 먹방이라는 형식을 가져오는 것과 먹방이 재미있는 이유를 가져오는 것의 차이가 보입니다.
공공기관 유튜브에서 예능형 콘텐츠는 이제 꽤 익숙합니다. 그런데 먹방은 생각보다 잘 안 보이는 장르죠. 음식이 주인공이 되는 순간 정책 이야기를 끼워 넣기가 애매해지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국민권익위원회의 〈먹GO보GO〉는 눈에 띄는 시리즈입니다. 2월에 1화를 시작해서 이번 주 5화까지 왔는데요. 5화는 청탁금지법 시행 10주년과 추석을 엮어서 송편, 모둠전, 윷놀이를 소재로 풀었습니다. 명절 선물이 고민되는 시기에 청탁금지법을 꺼낸 것도 타이밍이 괜찮았고요.
영상은 25만 회 넘게 재생됐고, 댓글이벤트도 함께 진행했습니다. 그런데 좋아요와 댓글 상당수가 이벤트로 확보된 숫자라는 걸 감안하면, 영상 자체가 시청자를 붙잡았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이만큼 노출되고 이벤트까지 걸었는데, 왜 그럴까요? 화면을 보면서 몇 가지 정리해 봤습니다.
① 먹방인데, 아무도 먹지 않는다
먹방을 보는 재미는 사실 음식보다 먹는 사람한테 있습니다. 한 입 먹고 멈칫하는 표정이나 예상 못 한 감탄, 그걸 보면서 같이 입맛을 다시게 되는 순간이요.
〈먹GO보GO〉 5화에도 송편과 모둠전이 차려져 있긴 합니다. 그런데 음식을 즐기는 모습은 잘 안 보이고, 음식은 정책 이야기로 넘어가기 위한 소품처럼 쓰입니다. 맛에 대한 반응이 들어갈 자리에 준비된 설명이 들어가 있는 거죠.
출연진 구성도 영향이 있어 보입니다. 정책을 실제로 담당하는 실무자들이 직접 나오다 보니, 예능에서 기대하는 즉흥적인 호흡이 나오기 어렵습니다.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야 하는 분들에게 먹방 리액션까지 기대하는 건 솔직히 쉽지 않은 주문이고요. 출연자 탓이라기보다는 기획이 출연자에게 맞지 않는 역할을 준 쪽에 가깝다고 봅니다.
② 모든 음식이 같은 결론으로 간다
송편은 속을 열어봐야 고물을 알 수 있으니 관계와 상황을 살펴봐야 한다, 산적은 여러 재료가 꿰어 있으니 역시 관계를 살펴봐야 한다. 명절 음식이 하나 나올 때마다 이야기가 청탁금지법의 같은 메시지로 돌아갑니다.
비유가 한두 번이면 기획의 재치로 보이는데, 매번 같은 결론으로 가면 다음 음식이 나오기도 전에 무슨 말이 나올지 예상이 됩니다. 진행자의 농담에 출연진이 호흡을 잘 맞추지 못하는 장면도 몇 번 이어지면서, 대화가 흐름보다는 정해진 순서를 따라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③ 예능의 옷은 입었지만, 몸에 맞지 않았다
연출은 웹예능 스타일을 따라갑니다. 출연진을 크로마키로 따서 전통 한옥 배경 위에 얹었고, 대화가 바뀔 때마다 배경이 바뀌면서 큰 자막과 효과가 계속 들어갑니다.
아쉬운 건 완성도입니다. 인물과 배경의 원근이나 조명이 맞지 않아서 출연진이 배경 위에 떠 있는 것처럼 보이고, 머리카락이나 옷깃 주변 처리도 거친 편입니다. 효과가 많아질수록 이런 부분이 더 눈에 걸리고요.
예능 효과는 출연자의 리액션이 살아 있을 때 그걸 더 크게 키워주는 역할을 합니다. 리액션이 약한 화면에 효과만 계속 얹으면, 키워줄 게 없으니 화면만 바빠지는 것 같습니다.
④ 같은 주, 다른 식탁: 전라남도 〈맛부심〉
이번 주에 마침 비교해 볼 만한 영상이 하나 더 올라왔습니다. 전라남도 〈맛부심〉 시즌3 EP.05, 윤남노 셰프가 진도 꽃게를 먹는 편입니다. 같은 주에 올라온 같은 5화고, 같은 음식 콘텐츠입니다. 이벤트 없이 19만 회 넘게 재생됐습니다.
두 영상의 가장 큰 차이는 식탁 위의 주인공이 누구냐입니다. 〈맛부심〉은 셰프가 먹고, 감탄하고, 그 감탄이 그대로 지역 특산물 홍보가 됩니다. 특산물이 좋다는 말을 따로 안 해도 먹는 사람 표정이 대신 말해주죠. 〈먹GO보GO〉는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먼저 정해두고 음식을 거기에 맞춰 배치한 쪽에 가깝습니다.
그럼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정답이 있는 건 아니지만 몇 가지 생각해 본 방향이 있습니다.
실무자가 꼭 출연해야 한다면, 예능을 따라 하기보다 실무자가 가장 잘 아는 이야기를 편하게 꺼내는 쪽이 더 나을 것 같습니다. 청탁금지법 상담하면서 실제로 자주 받는 질문이라든지, 명절마다 반복되는 애매한 사례 같은 것들이요. 먹방을 계속 가져가고 싶다면, 음식을 진짜로 즐길 수 있는 사람을 식탁에 앉히는 게 먼저일 것 같고요.
(물론 저라고 해서 정책과 먹방을 자연스럽게 섞는 방법을 바로 내놓을 자신은 없습니다. ^^;)
그럼에도 〈먹GO보GO〉는 의미 있는 시도라고 생각합니다. 청탁금지법처럼 딱딱한 주제를 먹방으로 풀어보겠다는 생각 자체가 쉽지 않고, 그걸 5화까지 이어온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니까요. 아직 반응은 아쉽지만, 다음 시즌에서 조금 더 다듬어진 모습을 기대해 보겠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국민권익위원회 〈먹GO보GO〉 5화는 어떤 영상인가요?
A. 청탁금지법 시행 10주년과 추석을 엮어 송편·모둠전·윷놀이를 소재로 정책을 설명하는 먹방형 콘텐츠입니다. 2026년 9월 4주에 게시돼 25만 회 넘게 재생됐고, 댓글이벤트를 함께 진행했습니다.
Q. 〈먹GO보GO〉는 왜 시청자 반응을 끌어내지 못했나요? A. 잉크닷 분석으로는 음식이 소품에 머물러 먹방의 핵심인 '먹는 사람의 반응'이 없었고, 모든 음식을 청탁금지법 메시지로 연결하는 비유가 반복됐으며, 크로마키 합성과 과도한 효과의 완성도가 몰입을 방해했습니다.
Q. 공공기관 먹방 콘텐츠 중 참고할 만한 사례는? A. 같은 주 게시된 전라남도 〈맛부심〉 시즌3 EP.05(윤남노 셰프, 진도 꽃게)는 이벤트 없이 19만 회 넘게 재생됐습니다. 셰프가 음식을 직접 즐기는 반응이 지역 홍보로 이어지는 구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