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3월3주] 잉크닷 픽(pick) :: 경찰청의 CCTV 영상의 인기 유효기간은?
각각의 중앙행정기관은 독립된 정체성을 가지고, 그 정체성에 맞는 정책을 만들고, 국민을 위해 실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다수 기관의 활동이 모두 국민에게 전달되는 것은 아니죠. 그래서 이러한 정책활동과 함께 홍보활동도 병행이 되어야 합니다. 너무 과한 홍보로 인해 눈살을 찌푸리는 경우도 적지 않지만 그럼에도 한 명이라도 더 많은 국민이 정책정보를 전달받아 생활에 도움이 된다면 홍보를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맞죠.
최근에는 정책 홍보 활동의 중심에 '유튜브'가 있습니다. 중앙행정기관은 유튜브 운영 및 콘텐츠 제작에 꽤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 예산에 대해서는 추후에 다시 이야기를 해야하는데요. 예산이 올라갈 수록 요구사항도 많아진다는 것은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각 기관의 정체성에 맞는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는데, 이게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정책'이라는 것이 생각보다 이용자들의 관심을 이끌어내는 소재가 아니기 때문에 아무리 영상을 만든다고 해도 조회수는 잘 나오지 않기 때문이죠. 성과에 목메어 있는 담당자들 입장에서 보면 손에서 땀이 나는 순간이 아니라고 할 수 없습니다. 이러다보니 기관의 정체성에서 벗어난 소재의 영상을 제작하는 모습을 많이 발견하게 됩니다.
그런데 잉크닷 분석을 시작하고 기관의 정체성에 맞는 영상을 제대로 만든 기관이 몇 곳 보입니다. 예를들면 최근 강세를 보였던 방위사업청이 그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는데요. 그에 못지 않은 기관이 바로 '경찰청'입니다. 음, 정체성에 맞는지에 대해서는 깊은 고민이 필요합니다. 왜냐하면 경찰청에서 높은 반응을 이끌어내는 영상은 현장CCTV를 활용한 영상이기 때문입니다.
유튜브에서 인기동영상에 자주 보이는 콘텐츠가 바로 블랙박스 영상입니다. 이용자들은 날 것의 영상에 대해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데요. 이러한 모습이 경찰청 CCTV 활용 영상에 반영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다
한동안 경찰청 유튜브에서 영상이 주춤했다가 3월 3주에 갑자기 많은 영상이 게재되었고, 조회수, 좋아요 수 등의 수치 상위는 물론, 상위 10위권 내에 다수 이 영상이 자리잡는 성과를 이뤄냈습니다. 경찰청 유튜브 담당자는 매우 흐뭇한 시간을 보내고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경찰청은 분명 CCTV를 활용한 영상을 자신들만의 오리지널콘텐츠로 생각하고 있을 것입니다. 이를 통해 경찰의 역할을 직간접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는 효과도 분명 있겠죠.
그런데 CCTV영상 사이에 끼어 있는 다른 영상은 생각보다 낮은 조회수를 기록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는, 유튜브 이용자들이 CCTV 활용 영상에 흥미를 잃어가는 순간, 경찰청은 콘텐츠에 대해 고민을 해야 하는 상황에 부딪히게 될 것이 분명합니다. 여기에 또 하나의 문제는 이들 CCTV 영상이 상당히 자극적인 소재와 장면을 포함하고 있다는 것도 문제입니다. 이용자들은 기존의 자극에 익숙해지면, 그보다 더한 자극을 원하게 됩니다. 경찰청의 현재 CCTV 영상에 대한 자극이 평범한 수준이 되어버린다면, 그 다음에는 어떤 영상으로 이용자를 자극시켜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