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3월 3주] 칼럼 ㅣ 전 고객사 담당자가 AI 때문에 힘들어 합니다(frea. 자랑 한 스푼)

최근에 작년에 함께 했던 고객사의 담당자와 카톡을 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올해도 같이 했으면 하는 바람이 양쪽 다 있었지만, 서류상으로 부족한 부분이 있어 부득이하게(?) 다음을 기약해야 할 수 밖에 없었던, 참으로 마음이 잘 맞았던 고객사와 담당자였기에, 카톡을 하면서도 애정이 아직까지 남아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담당자는 저와의 카톡에서 대뜸 'AI 때문에 힘들다'라는 이야기를 하더군요. 도대체 무슨 일일까요? 올해가 시작하고 벌써 3개월, 그 기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간단하게 작년 고객사의 프로젝트 진행에 대해 이야기 하자면, 고객사는 유튜브 중심의 소통 콘텐츠를 확산하려는 방향성 제시했고, 이에 맞춰 콘텐츠닿(잉크닷 플랫폼 운영사)는 다양한 채널의 콘텐츠 제작과 운영 과업 중에서 매월 1회 기획 영상, 그 외에 쇼츠영상을 제작하는데 집중했습니다.
많은 기업, 기관에서 콘텐츠를 만들고 채널을 운영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홍보'입니다. 우리의 이야기가 외부에 잘 퍼져 나가기를 바라죠. 하지만 실제 온라인에서는 그게 잘 먹히지 않습니다. 그러니 트렌드, 소통 등을 이야기 하는 것이겠죠. 물론 작년 고객사 역시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트렌드를 반영한 내부의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콘텐츠닿은 영상 등의 콘텐츠 제작을 위해서 다음의 과정을 매월 거쳤습니다.
- 매월 추진할 주요 이슈 확인
- 이슈에 맞는 영상 소재 확인 및 협의
- 소재에 맞는 영상 아이디어 전달(3~4건)
- 고객사 의견 수렴한 최종 영상 구성 확인
- 영상 제작을 위한 기획안, 사전 촬영 준비 자료 등 논의
- 촬영 시 다양한 진행 위한 게임, 인터뷰 등 준비
- 컷편집 기반 편집구성안 작성 및 영상 제작
- 수정 등의 과정 통한 최종 게시
물론 1번부터 8번까지의 과정은 콘텐츠 마케팅 업계에 몸 담고 있는 거의 모든 업체가 유사하게 혹은 더 발전되어 진행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AI'입니다.
AI를 이미 많은 분야에서 활용하고 있고, 콘텐츠 마케팅 영역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파트너'로 자리잡고 있는 상황인데, 왜 문제가 되는 것일까요?
작년 콘텐츠닿은 구성원이 고민한 아이디어와 직접 제작한 시나리오를 제시했습니다. AI의 도움을 받긴 했지만, 전적으로 AI가 제공하는 정보를 담아내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올해 선정된 업체는 AI를 너무 많이 활용하는데에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영상을 놓고 보면 아이디어는 물론 대본까지 AI로 작성한 티가 너무 만다는 것이었죠. 고객사에 맞는 그리고 차별화된 부분이 필요한데, 전적으로 AI로 제작된 기획안, 대본에는 이러한 부분이 반영되지 못했습니다. 더불어 업체만 AI를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사 담당자 역시 AI를 매우 잘 활용하다 보니, 업체가 전달해준 내용이 본인이 AI를 이용해 만들어낸 내용과 거의 다를 바가 없었습니다.
최근 재미있는 AI관련 리서치가 있었습니다. LLM이 창의적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똑같은 답변만 반복하는 '모드 붕괴' 현상이 발생한다는 것 그리고 서로 다른 AI 모델(예: ChatGPT와 Claude)이 거의 동일한 답변을 내놓는 것입니다.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는 원인은 최근 AI 기술의 상향 평준화와 학습 데이터의 유사성 때문이라고 합니다. 모든 AI 모델이 인터넷상의 공개된 데이터(위키피디아, 뉴스, 논문 등)를 기반으로 학습하기 때문에, 상식이나 팩트에 기반한 질문에는 유사한 결과에 도달한다는 것이죠.

이러한 현상을 자세히 분석할 수 있는 전문가는 아니기에, 이번에 이야기하는 주제와 슬그머니 연결하여 생각해보면, 결국 우리가 아무리 AI를 활용해 어떤 내용을 정리한다고 해도, 고객사 역시 유사한 내용을 AI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는 의미와도 같습니다. 매우 치명적이며, 매우 위험한 상황인거죠.
저는 얼마 전 참여했던 제안 심사에서도 이러한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수 많은 제안서들이 AI가 제공하는 내용을 그대로 혹은 일부 가공해 넣으면서 분량은 많아졌지만, 제안서 내에서 차별점, 특별한 점을 찾을 수는 없었습니다.
AI의 활용이 늘어나면서 콘텐츠의 절대적인 양은 급격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 사례를 보면 아직까지 차별화를 만들어내는 영역에서는 인간의 손길이 닿아야 함을 느낍니다. 작년 고객사의 담당자는 콘텐츠닿을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그리움, 기대에 맞춰 그리고 내년에 제안에 들어갔을 때 '콘텐츠닿은 역시!'라는 반응을 받기 위해서 더욱 공부해야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