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크픽] 화제의 인물을 데려온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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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픽] 화제의 인물을 데려온다는 것

에디터가 이번 주 공공기관 유튜브에서 눈여겨본 영상을 골라 소개합니다.

이번 주에는 두 기관이 나란히 '화제의 인물'을 영상에 등장시켰습니다. 한 곳은 지금 대한민국에서 가장 뜨거운 걸그룹을, 다른 한 곳은 국빈으로 방한한 프랑스 대통령을 카메라 앞에 세웠습니다. 그런데 결과는 사뭇 달랐습니다. 화제성을 손에 쥔다는 것이 곧 성과를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것. 두 영상을 각각 들여다봅니다.


리센느를 데려왔는데, 왜 조용했을까


행정안전부는 이번 주 "리센느가 행안부에 웬 일?"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습니다. 리센느(RESCENE)는 지금 설명이 필요 없는 이름입니다. "거제 야호"라는 한마디가 올해의 유행어로 번졌고, 2년 전 발표한 노래가 역주행해 음원 차트 최상위권에 올랐으며, 멤버 전원이 고향 지자체의 홍보대사로 위촉될 만큼 대중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걸그룹입니다.

그런 이름값을 생각하면, 이 영상의 조회수 7,073회는 어딘가 조용합니다. 물론 행정안전부 채널 안에서만 보면 나쁘지 않은 성적입니다. 같은 주 이 채널의 다른 영상들이 수백 회에 머문 것과 비교하면 오히려 압도적인 1위이고, 참여율도 7.28%로 준수합니다. 하지만 '리센느'라는 세 글자가 가진 폭발력을 떠올리면, 이 숫자는 기대에 한참 못 미칩니다.

이유는 관심의 부재가 아니라 관심의 결에 있습니다. 리센느의 인기가 어디서 왔는지를 되짚어 보면 답이 보입니다. 이들을 국민적 스타로 만든 것은 잘 짜인 무대나 격식 있는 행사가 아니었습니다. 리더 원이의 개인 채널에 올라온 날것의 일상, 멤버가 무심코 던진 한마디가 밈이 되는 예측 불가능한 순간들, 각본 없이 터지는 유쾌한 텐션이었습니다. 팬들이 리센느에게 기대하는 것은 바로 그 '가공되지 않은 재미'입니다.

그런데 이 영상은 그 문법과 반대 방향에 서 있습니다. 화제의 인물을 데려왔지만, 그를 익숙한 기관 홍보의 틀 안에 세워 두는 데 그쳤습니다. 리센느라는 재료의 개성을 살리기보다, 기존의 정형화된 구성 위에 인물만 얹은 셈입니다. 시청자는 리센느를 보러 왔다가, 리센느답지 않은 리센느를 만나고 조용히 돌아섰습니다. 유명인을 섭외하는 일과 그 유명인의 매력을 콘텐츠로 번역하는 일은 전혀 다른 문제라는 것을, 이 영상은 역설적으로 보여 줍니다.


경호처는 어떻게 소재를 살렸나


같은 주, 대통령경호처의 선택은 사뭇 달랐습니다. "경호관들과 마크롱 대통령이 12km 한강러닝하는 셋로그"라는 영상으로 15만 회가 넘는 조회수와 3,231개의 좋아요를 끌어모았습니다. 이번 주 중앙기관을 통틀어 좋아요 1위, 조회수 상위권에 오른 기록입니다.

경호처의 브이로그 콘텐츠는 그동안 꾸준한 사랑을 받아 왔습니다. 다만 비슷한 형식이 이어지면서, 처음의 신선함이 조금씩 옅어지던 시점이기도 했습니다. 이 지점에서 경호처는 과감한 카드를 꺼냈습니다. 국빈 방한한 프랑스 대통령을 영상의 주인공으로 내세운 것입니다. 익숙해진 포맷에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소재를 투입해, 채널에 대한 관심을 단숨에 반등시키는 영리한 선택이었습니다.

주목할 점은 소재를 '쓰는 방식'입니다. 경호처는 마크롱 대통령을 그저 배경에 세워 두지 않았습니다. 새벽 한강에서 경호관들과 함께 12km를 달리는 여정 속으로 그를 끌어들였습니다. "한 번도 못 해본 운동", "생각보다 힘들다"는 경호관들의 솔직한 자막, 달리기를 마친 뒤 오간 짧은 인사까지 — 인물을 콘텐츠 안에서 살아 움직이게 만들었습니다. 화제의 인물이 '전시'된 것이 아니라 '작동'한 것입니다.

대중의 반응이 이 전략의 성공을 증명합니다. 영상이 공개되자 시청자들은 "경호처니까 가능한 콘텐츠", "기획자에게 상을 줘야 한다"는 반응을 쏟아냈습니다. 콘텐츠의 재미를 넘어, 그 기획의 영리함 자체를 상찬한 것입니다.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인물을 확보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를 자기 채널의 색깔 안에서 자연스럽게 녹여낸 결과였습니다.


남는 것은 '어떻게'다


두 영상은 같은 출발선에 서 있었습니다. 둘 다 손에 쥐기 어려운 화제의 인물을 카메라 앞에 세웠고, 둘 다 그 인물의 이름값으로 관심을 끌 기회를 가졌습니다. 갈림길은 그다음에 있었습니다. 한쪽은 인물을 익숙한 틀에 세워 두었고, 다른 한쪽은 인물을 콘텐츠의 문법 속에서 움직이게 했습니다.

화제성은 입장권일 뿐, 목적지가 아닙니다. 유명인을 섭외하는 순간 성과가 따라오는 것이 아니라, 그 유명인의 매력을 자기 채널의 언어로 번역해 낼 때 비로소 숫자가 응답합니다. 이번 주 두 영상이 나란히 남긴 교훈은 분명합니다. 무엇을 데려오느냐보다, 그것을 어떻게 쓰느냐가 결국 모든 것을 가른다는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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