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4주] 잉크픽 ㅣ 몰아보기, 로우콘텐츠 ... 2025년에 이런 영상 어떨까요?

숲 via 장재섭
숲 via 장재섭

잉크닷 픽(pick)은 주간 단위 중앙행정기관의 유튜브 영상 콘텐츠를 분석하며 잉크닷 에디터가 눈여겨 본 콘텐츠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새로운 유형, 시도 또는 다른 영상과 차별된 부분이 보이는 영상을 선택하며 그 이유와 성과를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연말 연초는 제안의 시기인지라 한 해를 마무리하며 새로운 내년의 트렌드를 예측하는 정보를 다수 접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이야기하는 2024년 콘텐츠 트렌드 중 하나를 이야기 하라고 하면 단연 '로우 콘텐츠(Low Contents)'입니다. 가공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는, 즉 최소한의 편집요소만 추가된 평범한 콘텐츠를 소비자들이 더욱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트렌드는 이유가 있습니다. 도파민을 과하게 생성시키는 숏폼 콘텐츠가 대세를 이루면서 사람들이 틱톡, 쇼츠, 릴스와 같은 영상 콘텐츠에 많은 시간을 쏟고 있습니다. 숏폼 콘텐츠는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콘텐츠 분야 대세 트렌드를 형성할 것으로 보이며, 글로벌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숏폼드라마'를 중심으로 더욱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숏폼 콘텐츠는 짧은 시간 동안 시청자를 계속 잡아두어야 하는 '미션'을 가지고 있다보니 재생시간 내내 과도한 도파민을 형성시키는 요소들로 가득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과한 도파민 형성 콘텐츠에 거부감 또한 높아지면서 로우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죠.

영상 콘텐츠가 내년은 물론 앞으로도 대세를 이룰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되도록이면 영상을 보면서도 피로감을 최소화할 수 있는 콘텐츠, 즉 로우 콘텐츠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데요. 어찌보면 이는 숏폼 콘텐츠의 한 축을 이루고 있는 인스타그램이 최근 발표한 트렌드 '날 것의 매력'과도 연결되어 있는 듯 합니다.


그러다가 인사혁신처에서 게재한 영상 하나를 보고, 어쩌면 2025년에 우리가 궁금해 하는 질문에 대한 답변 중 하나 정도는 로우 콘텐츠 트렌드에서 찾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에디터가 보기에 '로우 콘텐츠'는 몇 가지 유형을 형성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1. 라이브 스트리밍 형태의 콘텐츠

로우 콘텐츠로 구글에서 검색하면 가장 먼저 나오는 것이 채널십오야에서 진행하는 나불나불 콘텐츠입니다.(침착맨을 제외하고) 라이브 스트리핑 플랫폼에서 진행하던 방식이 유튜브 라이브 등으로 옮겨 오면서 시청자 또는 구독자와 편안하게 대화하는 형식의 콘텐츠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일단 스트리머와 구독자간의 유대감이 있다보니 편안하게, 때로는 친구처럼 이야기하고 먹고 마시는 구성을 꽤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시청자들 역시 스트리머의 솔직 담백한, 때로는 과격하지만 리얼한 모습에 점점 빠지면서 더 많은 영상을 시청하게 되기도 하죠.

채널십오야에서는 꽤 다양한 유형의 유튜브 영상 콘텐츠를 생성하고 있는데 이러한 트렌드를 반영한 나영석의 나불나불이 대표적인 영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로우 콘텐츠 트렌드와 더불어 끼리끼리, 즉 친한 친구와의 네트워킹이 강화되고 있는 트렌드까지 감안하면 앞으로도 이렇게 스트리머와 구독자의 유대감을 형성하는 유형은 꾸준히 인기를 끌 것으로 보입니다.

2. 장시간 토크콘텐츠

가장 대표적인 콘텐츠는 뜬뜬 채널에서 운영하는 '핑계고'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유재석이라는 메인 콘텐츠를 중심으로 다수의 연예인들이 나와서 편안하게 토크를 이어가는 콘텐츠입니다. 유재석이 있기 때문에 유지되는 측면도 없지 않지만, 평소 만나기 쉽지 않은 연예인들이 깜짝 등장해 편안하게 대화를 이거가는 모습에서 의외성과 함께 호기심을 유발합니다. 핑계고 전에도 이러한 유형의 콘텐츠는 꽤 많았습니다만, 핑계고가 성공하면서 그리고 연예인을 중심으로하는 술방이 인기를 끌면서 토크콘텐츠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들 콘텐츠의 가장 놀라운 점은 재생시간. 1시간 이상, 때로는 두 시간 이상 넘어가는 재생시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관심은 더욱 몰리고 있는 중인지라 공개한지 하루가 채 되지 않는 시점에서 수십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합니다.

이와는 반대로 작년 대세를 이루던 연예인 술방은 오히려 주춤하는 모습입니다. 성시경의 마실텐테와 같은 콘텐츠의 경우 술을 마시며 솔직하게 이야기 하자는 컨셉으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는데요. 이들 콘텐츠가 연예인들의 유튜브 진출의 기회가 되면서 너무 많은 술방이 나오는 바람에, 오히려 현재는 관심이 살짝 꺾인 듯 합니다.

3. 몰아보기 콘텐츠

지금 이 순간에도 수십, 수백만 명의 유튜버들이 만들어 영상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는 중입니다. 이는 콘텐츠 소비자들에게는 환호할만한 일입니다만, 크리에이터에게는 조금은 슬픈 상황이 될 수 있는데요. 애써 제작한 영상이 얼마 지나지 않아 다른 수 많은 콘텐츠로 인해 뒤로 밀리게 되기 때문입니다. 과거에는 드라마 등의 시리즈 영상을 모아보는 콘텐츠가 주를 이뤘다면 지금은 여행 유튜브를 중심으로 몰아보기 트렌드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한 여행 유튜버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하나의 영상을 제작하는데 평균 2일의 시간이 소요된다고 하는데요. 최근 들어 유튜버들이 기존에 제작한 각각의 시리즈 영상을 하나로 모아 재생하는 영상 콘텐츠를 올리고 있고, 이들 몰아보기 콘텐츠가 알고리즘을 타고 처음 게재했을 때보다 오히려 더 많은 조회수를 이끌어 내는 모습을 많이 보게 됩니다. 시청자 입장에서는 매 시리즈를 찾거나 재생 버튼을 누르지 않고 2시간 동안 시청할 수 있으니 장점을 가지고 있기도 하고요.

이는 크리에이터들이 자신이 만든 영상 콘텐츠를 다시금 소비자들에게 선보이기 위한 노력과 함께 로우 콘텐츠를 소비하려는 콘텐츠 소비자들의 욕구가 함께 결합되어 만들어진 트렌드라고 볼 수 있습니다.


2025년에는 어떤 영상 콘텐츠를 만들어야 하는지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많은 전문가들이 2025년 전망 콘텐츠를 소개하고, 우리는 이를 보면서 콘텐츠 아이디어를 찾아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답은 없어 보입니다. 앞서 로우 콘텐츠를 중심으로 한 세 가지 유형의 영상 콘텐츠 트렌드를 살펴 봤지만, 이들이 과연 정답인가? 라는 질문에는 쉽게 답하기가 어렵습니다.

결국 콘텐츠라는 것은 공급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정보를 담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원하는 정보를 담았을 때 더욱 빨리, 많이 소비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의 소비자는 과도한 도파민을 형성시키는 숏폼을 즐기는 한편, 도파민과는 거리를 벌리려는 로우 콘텐츠를 동시에 소비하는 양면성의 소비 행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트렌드에 대해 고민하고 변화하는 콘텐츠 소비자들의 입맛을 살살 찔러가며, 즉 다양한 시도를 하다보면 우리에게 맞는 콘텐츠를 찾을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2025년에도 더욱 다양한 콘텐츠를 기대합니다.
잉크닷 역시 여러분이 만든 콘텐츠를 보며 새로운 인사이트를 꾸준히 찾고 공유하겠습니다.


작가와 대화를 시작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