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크픽] 매주 가장 많이 올리는데, 왜 조회수는 낮을까 — 울산의 '기록하는 채널'
잉크닷 픽(pick)은 한 주간 모니터링한 중앙행정기관·광역자치단체 유튜브 영상 가운데, 에디터의 눈에 띈 콘텐츠를 골라 그 시도와 의미를 들여다보는 코너입니다. 조회수 순위표 맨 위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다른 채널이 가지 않은 길을 택한 콘텐츠를 소개합니다.
이번 주는 특정 영상 한 편이 아니라, 채널 하나의 '변화'를 이야기하려 합니다. 울산광역시입니다.

7월, 울산은 매주 가장 부지런한 채널이었습니다.
울산광역시 유튜브 채널은 7월 첫째 주 15건을 올려 게시량 2위였습니다. 그런데 둘째 주 22건, 셋째 주 23건, 넷째 주 30건, 다섯째 주 24건. 7월 2주부터 내리 4주 연속 게시량 1위를 지켰습니다. 한 달 누적 114건으로,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압도적 1위입니다. 2위 서울특별시(86건)와도 격차가 큽니다.
더 눈에 띄는 건 이 증가가 '울산'만의 현상이라는 점입니다. 같은 기간 대전(-7건)·서울(-6건)·부산(-4건) 등 다른 광역 채널 대부분은 게시량이 정체하거나 줄었습니다. 7월 첫 주와 마지막 주를 비교했을 때 게시량이 뚜렷하게 늘어난 광역 채널은 울산이 사실상 유일합니다.
무엇이 이 채널을 이토록 부지런하게 만들었을까요.
변화의 기점은 7월 1일, 새 시장의 취임이었습니다.

민선 9기 김상욱 울산시장은 7월 1일 취임식을 갖고 본격적인 업무에 들어갔습니다. 게시량이 급증하기 시작한 7월 2주와 정확히 맞물리는 시점입니다.
주목할 것은 취임사의 방향입니다. 김 시장은 취임사에서 "시민 목소리를 최우선으로 경청하고, 시민과의 충분한 숙의 과정을 거쳐 정책을 결정하는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이 '경청'과 '숙의'라는 키워드는, 그대로 채널의 콘텐츠가 되었습니다.
이번 주 울산이 올린 영상들의 제목을 보면 그 결이 분명합니다. '주요 현안 점검 회의', '8월 월간업무계획보고회', '시민에게 묻고 또 묻고... 최선의 방안을 찾는다', '가장 어려운 이웃부터 지키는 것이 역할입니다'. 회의와 현안 점검, 업무 보고, 시민 만남을 날짜와 함께 꼬박꼬박 담아내는 시정 일상의 기록입니다. 조회수를 노린 화려한 기획물이 아니라, 시장이 무엇을 하고 무엇을 말했는지를 성실히 아카이빙하는 방식에 가깝습니다.
보수의 오랜 텃밭이자 산업 수도인 울산에서 여권 단일 후보로 당선되며 파란을 일으킨 시장이, 취임 첫날 복원된 시내버스에 올라 시민과 대화하고 직원들과 점심을 함께한 그 '소통형 행보'가, 채널의 문법으로 번역된 셈입니다.

그런데 조회수는, 낮습니다. 아주 낮습니다.
여기서 반전이 있습니다. 이렇게 부지런한 채널인데, 영상 한 편의 평균 조회수는 2천 회 안팎에 불과합니다. 이번 주 조회수 상위권을 40만 회씩 기록한 중앙부처 쇼츠들과 견주면 초라해 보이는 숫자입니다.
하지만 조회수 옆의 다른 숫자를 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참여율입니다. 울산 영상들의 참여율은 3%에서 높게는 6%를 넘나듭니다. '시민에게 묻고 또 묻고' 쇼츠는 조회 2,601회에 참여율 6.34%, '가장 어려운 이웃부터 지키는 것이 역할입니다'는 조회 1,388회에 참여율 5.76%였습니다. 적게 보이지만, 본 사람은 확실히 반응한 것입니다.

더 인상적인 건 이 구조가 흔들리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게시량이 15건에서 30건으로 두 배가 되는 동안에도, 매주 올라온 영상의 60%에서 80%가 참여율 3% 이상을 유지했습니다. 보통 콘텐츠를 쏟아내면 평균적인 반응은 옅어지기 마련인데, 울산은 물량을 늘리면서도 반응의 밀도를 지켰습니다.
이 지점이 이번 주 전체 그림과 정확히 대비됩니다. 이번 주 조회수 상위를 채운 영상 상당수는 40만 회를 넘기고도 참여율이 0%대에 그친, 이른바 '광고 추정군'이었습니다. 많이 보였으나 아무도 반응하지 않은 영상들입니다. 울산은 그 정반대 지점에 서 있습니다. 적게 보였으나, 본 사람은 대화를 나눈 채널입니다.
게시량이 는 채널은 여럿입니다. 그게 '반응'으로 이어진 채널은 드뭅니다.
물론 7월에 게시량이 늘어난 채널이 울산만은 아닙니다. 새만금개발청도 이번 주 17건으로 게시량 2위에 올랐고, 행정안전부도 16건을 올렸습니다. 하지만 새만금개발청은 특정 사업 홍보에 집중된 다작이라 편당 조회수가 3천 회 수준에 머물고, 행정안전부는 게시량은 늘었어도 참여율이 0.30%에 그쳤습니다. 물량의 증가가 곧 소통의 증가를 뜻하지는 않는다는 걸, 이 채널들이 보여줍니다.
울산이 특별한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늘어난 게시량이 낮은 조회수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참여로 이어진, 흔치 않은 사례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아쉬움도 있습니다. 회의와 보고의 기록이 아무리 성실해도, 그 자체로 더 많은 시민에게 가닿기는 어렵습니다. 조회수 2천 회는 울산 인구를 생각하면 결코 넉넉한 숫자가 아닙니다. 기록의 성실함이 도달의 넓이로까지 이어지려면, 같은 소재라도 시민이 클릭하고 싶게 만드는 한 겹의 편집이 더 필요할지 모릅니다.
그럼에도 이 채널이 보여주는 방향은 분명 하나의 답입니다.
모든 공공 채널이 조회수 40만을 좇을 필요는 없습니다. 누군가는 매일의 시정을 성실히 기록하고, 그 기록에 시민이 댓글로 응답하는 관계를 만드는 것 — 그것도 공공 유튜브가 할 수 있는, 어쩌면 더 본질적인 역할입니다.
가장 많이 보인 채널이 아니라, 가장 꾸준히 대화한 채널. 공공 유튜브의 성패를 조회수 하나로 잴 수 없는 이유를, 이번 달 울산이 조용히 증명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