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3주] 칼럼 ㅣ 2030년, 에어컨 수리기사가 컨설턴트 보다 시급이 높을 이유

본 칼럼은 'Why AC is cheap, but AC repair is a luxury'(ANDEREESEEN HOROWITZ)을 요약, 정리한 글입니다.

이 글은 에어컨(AC)과 같은 제품은 기술 발전으로 저렴해지는 반면, AC 수리 같은 서비스는 비싸지는 현상을 경제학적 개념인 <제본스의 역설(Jevon's Paradox)>과 <바우몰 효과(Baumol's Effect)>를 통해 설명합니다.
제본스의 역설 (Jevon's Paradox): 생산성 증대와 부의 창출
개념 : 특정 산업에서 생산성이 극적으로 향상되어 비용이 크게 절감되면, 사람들은 해당 제품/서비스를 더 많이 소비하게 되어 전체적인 소비량이 줄어들기는커녕 오히려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현상입니다.
사례 : 트랜지스터 가격이 수십억 분의 1로 떨어지자, 우리는 컴퓨터 사용을 줄이는 대신 수조 배 더 많은 컴퓨터를 사용하게 되었습니다(무어의 법칙). 에어컨이나 평면 TV 같은 기술 집약적 제품이 저렴해진 것이 이 현상에 해당합니다.
결과 : 이 폭발적인 생산성 증대는 사회 전체의 부를 늘리고 새로운 일자리 기회를 대규모로 창출합니다. (현재 AI 분야의 막대한 투자 역시 이러한 효과를 낳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바우몰 효과 (Baumol's Effect): 부의 확산과 서비스 가격 상승
개념 : 생산성 증가가 미미하거나 정체된 산업(예: AC 수리, 강아지 산책, 오케스트라 연주)은, 생산성이 급증한 산업(IT, 데이터 센터 HVAC 설치 등)에서 발생하는 높은 임금과 경쟁하여 노동력을 확보해야 합니다.
사례 : 데이터 센터 HVAC(냉난방 공조) 설치로 시간당 150달러를 벌 수 있다면, 사람들은 그보다 낮은 임금을 받고 가정용 AC 수리를 하려 하지 않을 것입니다.
결과 : 생산성 향상이 없는 서비스 분야에서도 임금(따라서 서비스 비용)이 덩달아 상승하게 되는데, 이는 결국 사회 전체가 기술 발전으로 더 부유해졌기 때문에 비싼 서비스 비용도 감당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즉, AC 제품은 제본스의 역설로 싸지지만, AC 수리 서비스는 바우몰 효과로 비싸지게 됩니다.

'반사적 터보-바우몰' 효과: AI 시대의 일자리 변모
개념 : AI가 한 가지 직업의 99%를 자동화하여 생산성을 크게 높여도, 규제나 안전상의 이유로 '인간이 반드시 수행해야 하는' 마지막 1%의 작업이 존재하게 될 수 있습니다.
결과 : 이 마지막 1%는 전체 시스템의 병목 현상(bottleneck)을 유발하며, 이를 수행하는 인간은 매우 희소하고 대체 불가능한 존재가 되어 엄청나게 높은 임금을 받게 될 수 있습니다. 이는 한 직업 내에서 바우몰 효과가 극단적으로 발현되는 형태입니다.
결론적으로, 기술 발전(제본스의 역설)이 사회 전체를 부유하게 만들었고, 이 증가된 부가 노동 시장을 통해 생산성이 정체된 서비스(바우몰 효과)의 가격을 끌어올려 AC 수리처럼 일상적인 서비스가 '사치'처럼 느껴지는 역설적인 경제 현상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